[기획:건강권] 회원 대담 - 장애여성의 독립생활과 건강

  • 2010-08-27 12:43 pm
  • 공감관리자

○ 정리 쑥니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활동가)
○ 주제 :  장애여성의 독립생활과 건강
○ 일시 :  2010년 5월4일( 화) 오후2시~4시
○ 장소 :  장애여성공감 교육실
○ 참석 :  쑥니, 꽃비, 민, 해바라기, 블루, 마실 (진행: 쑥니, 기록: 갱)



장애여성 건강권이라는 주제로 할 말 많은 장애여성들이 입을 열었다. 독립적인 삶을 살기위해 지켜가고 싶은 건강이나, 지키고 싶은 만큼 지켜주지 않는 분통터지는 의료제도들이며, 경제적 어려움들에 관하여 개인적이면서 공통분모적인 속앓이들을 거칠고 직설적 화법으로 표현해, 웃음을 안겨주는 회원 대담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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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니 제가 장애여성 건강권이라는 주제를 잡고 생각했던 거는 건강이 독립생활에 미치는 영향, 독립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건강을 유지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얘기해보자는 계획을 하게 되었어요. 앞의 글은 김상희씨가 에이블 뉴스에 쓰신 칼럼인데 (편집자 덧붙임:‘건강권과 독립’이라는 제목의 이 글은 장애여성의 입장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느끼는 물리적, 심리적 부담감과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에이블뉴스(www.ablenews.c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장애여성의 건강에 대해 같이 공감하며 얘기 나눌 수 있는 글이라서 이렇게 자료를 준비했어요. 한번 읽어 봐주시구요.

“혼자 입원할 때의 막막함”


쑥니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어떤 부분이지, 왜 그런지를 자신의 독립생활과 연관 지어서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해바라기 사실 저도 병원에 입원한 적이 3번 정도 있어요. 예전에도 입원한 적이 있긴 한데 그때는 시설에서 알아서 해줬지만 이제는 제가 알아서 해야 하니까 힘들었어요. 병원비도 병원비고, 가장 문제가 보호자가 없으니까 수술을 할까 말까 망설이기도 하고. 처음에는 차사고 때문에 입원했는데 그냥 금 갔다고 해서 누워 있다가 퇴원했는데. 1년 후에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 거기서는 수술 안 하면 아플 거라고 했어요. 제가 아는 언니를 간병하던 중에 허리를 삐끗해서, 그것 때문에 물리치료 받고 있는 중에 사고가 났었거든요.

블루 궁금한 게 있는데. 보호자가 없는 상태에서 수술 받고 장기간 입원하는 게 많이 고민스러웠을 거 같아요. 입원하게 되면 한국은 가족이 거의 책임지거나 거액의 간병비를 내야 하는데. 독립한 장애여성의 경우 해바라기씨 같은 경우가 많을 텐데 어땠을지 얘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해바라기 돈도 돈이지만 사실 혼자라는 게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은 병문안도 오고, 가족들도 오는데. 나는 늘상 간병인하고만 있어야 하니까. 간병인이 장애인이라서 간병 못 해주겠다고 한 경우도 있었어요. 사정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아니라 그냥 내 장애를 보더니 못 한다고 얘기하는 거 같애요.

마실 거부감 먼저 확 느낀 거죠. 해본 적이 없으니까..

해바라기 그것도 있고. 돈이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장애인이라서 나중에 돈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나봐요

“혼자 살 때 먹고 사는 문제”


마실
독립해서 자유로운 게 있는데 가족들하고 살 때에 비해 많이 챙겨 먹지는 못해요. 밖에 나가면 혼자서 먹기를 즐겨하지 않으니까. 잘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잘 안 들어가요. 예전보다는 다양하게 먹지를 못하죠. 오늘 같은 경우 활보 언니가 안 오는 날이고, 토요일에도 내가 꼭 외출해야 하는 날 아니면 안 오고 그러니까(먹기가 힘들죠) 예전에 공감활동 할 때도 그렇지만 독립하고 나서는 먹는 것보다는 나가는 거(외출준비) 위주로 되고.

쑥니 본인은 독립 이후에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이 되시나요?

마실 그렇죠. 나이 들어감에 따라서 장애가 심해지는 것도 있지만. 저 아는 언니는 혼자 살아도 먹는 게 우선이라서 꼭꼭 챙겨먹지만, 저 같은 경우는 먹고 나가다 보면 나가는 게 늦어지고.

장단점이 있는 거 같아요. 엄마랑 살 때도 좋은 점이 있는데 어르신하고 살면 인생에서 살아가는 지혜, 현명한 거 그런 거를 배우지만 싫은 거는 죄송하지만 나도 늙어가는 건데 나이 드신 분하고 사는 게 싫은 면도 있죠. 엄마가 맛있는 거, 영양가 있는 거 챙겨주는 건 좋죠. 혼자 살면 그렇게 먹지는 못하겠죠. 귀찮아서 혼자 있을 때는 빵에다 커피를 먹고 말아요. 그리고 저처럼 하체가 약한 사람들은 허리힘으로 많은 걸 하다 보니 허리가 많이 아프더라구요.

꽃비 저는 공감에 처음 올 때 건강이 안 좋았어요. 그때는 빈혈도 있었고, 몸이 안 좋았어요. 계속 신경 쓰니까 빈혈이랑 합병증이 오더라구요. 몇 년을 아프고 나니까 작년부터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은 살이 쪘어요.

쑥니 몸이 안 좋았다가 회복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의료적인 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꽃비 집에 있을 때는 우울증도 오고, 내 자신에 대해서.. 집에 있으면 뭘 위해서 살까 의미가 없었어요. 여기 나오고부터는 에너지 받아서 또 다른 인생을 사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장애와 건강”


불루
저는 궁금한 게 있어요. ‘건강하다/건강하지 않다’의 기준이 뭐에요? 대부분 사람들이 장애인에 대해 얘기를 할 때 “건강하지 않구나..”얘기하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졌으면 건강하지 않는 사람으로 얘기되고. 저는 뼈만 잘 부러질 뿐이지 잔병치레도 없고 건강 체질인데. 그래서 ‘건강하다/건강하지 않다’의 기준이란 뭔가, 장애와 건강은 무슨 관계인지 궁금해요.

해바라기 나는 건강했었어요. 예전에 뛰어놀고 먹을 것도 잘 먹고 감기에도 잘 안 걸리고. 이제는 감기도 잘 걸리고 안 아프던 곳도 아프고.. 그런 게 건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쑥니 질병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다거나 그런 거 없으신가요?

마실 여러 가지 많이 아픈데 무서워서 병원에 못 가요. 검사 같은 것도, 내시경을 한번 해보려고 갔는데 무서워서 못해요. 재작년에 무료 암검진 갔다가 내시경조차 하기가 힘들었어요.

블루 보통의 병원의 의료기기가 장애인에게 맞지가 않죠.

마실 다 비장애인 중심이라서.

저는 얼마 전에 내시경 했는데 고통스러워서 울면서 했어요.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것, 독립과 건강의 관계”


쑥니
본인의 건강을 위한 노하우를 공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꽃비 노하우는 없구요. 세 끼 먹고, 잠 잘자고, 화장실 매일 한 번 가고. 홍삼은 가끔 먹구요. 커피 많이 마셔요. 침대에서 가벼운 스트레칭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기지개를 쭉 펴줘요. 팔도 막 풀어주고 돌려줘요. 규칙적이라고 억지로 먹는 게 아니라 내가 먹고 싶을 때 조금씩 먹어요.

해바라기 저는 밥을 1시간씩 먹어요. 입안이 작아서 밥을 씹기 힘들고 몸이 자주 꼬이니까 혼자 먹으려고 하면 1시간씩 걸려요. 내가 먹을 거는 아예 작게 잘라서 먹어요. 집에 있을 때는 혼자 있으니까 말도 잘 안하고 밥 먹을 때만큼은 입 운동 하는 셈 치고...

블루 독립생활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삶을 계획, 관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거라고 얘기하는데, 건강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하지 않고 아프면 스스로 하기 더 힘들어지는데, 장애가 있다 보니 더더욱 그렇죠. 혼자 살고 있는 장애여성의 경우 건강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거 같아요. 아프면 옆에서 챙겨줄 사람도 없고, 마음이 더 쓰이거나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해바라기 나는 시설에서 나오면서 건강이 좀 나빠졌어요. 사고가 여러 가지가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건강이 더 안 좋아졌고.. 독립하고 나서 건강이 더 위험해진 것 같아요...

블루 독립을 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되시나요?

해바라기 후회는 안 하는데 내가 조금만 더 내 몸을 생각을 했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되었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같이 살던 사람 간병했을 때 내 몸을 더 생각했어야 했는데...

블루 그럼 건강을 위해 독립하지 않는 게 나은 건가요?

해바라기 아니요. 시설에 있으면 분명 건강에 또 안 좋은 게 있죠.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으면 체하잖아요. 감기 몸살 나면 뭐 그런 거 가지고 아프냐, 이런 얘기를 들어야 되는데 혼자 있으면 그냥 쉬면되는 거죠.

꽃비 저는 독립을 하지는 않았는데 독립하면 물론 좋겠지만 끼니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부모님하고 살면 먹기 싫어도 먹어야 되고, 나 혼자 있으면 먹기 싫으면 안 먹고 먹어도 조금만 먹겠죠. 그러니까 영양부족이 생겨서 안 될 것 같아요.

블루 그건 맞지만, 자기 생각해서 영양 관리, 몸 관리를 하는 것도 독립생활의 하나인 것 같아요.


“건강한 독립생활을 위해 내가 바라는 것”


쑥니
본인이 건강한 독립생활을 위해서 원하는 게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상희 씨 글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 글의 화장실 활동보조부분에도 나와 있듯이 장애여성은 병원을 찾아갈 때도 심리적 부담을 갖게 되는데 사회나 자기 자신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해바라기 저희 같은 경우(뇌병변)는 경직이 오니까 대부분 물리치료가 필요해요. 하루 종일 경직이 오게 될 때는 너무 힘들어요. 내가 뭘 하고 싶은데 몸이 자꾸 꼬이니까 막 짜증이 나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몸이 좀 풀려야 하든지 말든지 할텐데 마음은 급하지... 돈이 드니까, 물리치료를 받고 싶어도 자유롭게 못 받는 사람도 있고. 물리치료사가 너무 아프게 하는 경우도 있고. 물리치료도 받고 싶지만(수급권자라고 해도)한 달에 8,000원, 10,000원씩 나가요 저희한테는 그것도 아까운 돈이죠. 7월부터는 그것도 바뀐다고 하던데..

마실 수급자 같은 경우 큰 병원가려면 보건소부터 가서 띄어서 가야 하니까 그 체계가 불편하구요. 방문 간호사는 병원에서 성당으로 파견하는 곳이 몇 곳 있지만. 제 바람은 의사가 방문 진료 하는 거예요. 진짜 세세하고 친절하게,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그렇게 해주는 거. 진짜 아픈데 활동보조인 없으면 병원가기도 힘들고, 진료 침대에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체계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보건소의 방문 진료가 있다 해도 그건 너무 형식적으로 해요. 기록을 위한 방문일 뿐이죠.

딱히 없어요. 친구들 만나고 수다 떨고 그러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제가 돈이 없으니까 약도 엄마가 사주시는데, 약 살 때 금전적인 지원이 필요한 듯해요.

꽃비 장애여성에 맞는 의료장비가 있었으면 좋겠고 의료비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쑥니 네. 정말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제도들이 너무 많네요. 같이 요구하고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계속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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