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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리뷰 6월 웹소식지>리뷰2> 장애와여성주의반 청소년운동과 반차별 : "청소년 보호, 과연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

  • 공감관리자
  • 작성일시 : 2018-06-18 13:02
  • 조회 : 144

청소년 보호, 과연 누구를 위한 보호인가?

작성: 나무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장애여성공감은 함께 배우고 경험을 나누며, 서로 지지하는 장애여성학교를 9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학교는 미술반, 음악반, 한글반과 장애와 여성주의반이 운영되고 각 반들은 올해 장애여성학교의 기조인 “반차별”과 “공동행동”을 각 반의 방향과 특성에 맞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이 중 장애와 여성주의반은 다양한 운동은 반차별과 어떻게 만나는지 함께 배워보고, 복잡한 차별구조를 알아보며 우리는 운동과 일상에서 어떻게 반차별 운동을 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맞고 추동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5월 9일,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쥬리님이 <청소년운동과 반차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 아래의 내용은 쥬리 활동가의 강의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청소년,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해야 하는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라고 얘기된다. 그렇다면 청소년의 현재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청소년은 불안정하고 미성숙하기에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존재로 규정된다. 따라서 소위 어른이라 지칭되는 사람들의 ‘부당한 차별’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 

2015년 청소년 유해물 차단 앱이 청소년성보호법에 근거해서 시행되었고 SNS 사용시간 제한, 단어 검색에 대한 감시 등 부모의 감시권한은 더욱 강화되었다. 청소년 상담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혹시 볼까봐 청소년들이 SNS 상담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현장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보호논리만 강화된 채 감시되어 집적된 정보는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개인의 정보유출 등과 같은 사생활권리 침해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



청소년 보호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과 약물 등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과 청소년이 유해한 업소에 출입하는 것 등을 규제하고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한다.

청소년보호법 제 1조에서 언급한 ‘건전한 인격체’로의 성장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국가가 법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건전한 인격체는 과연 어떤 상일까? 청소년을 바라보고 규정하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사회가 규정한 10대의 ‘사회적 위치’
 
‘무서운 10대들’, ‘룸카페 탈선의 온상’이라는 언론기사의 제목을 보자. 범죄율은 40대가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10대들의 범죄는 매우 특수화시켜서 사회적으로 공포심을 조장한다. 정신장애인, AIDS환자, 이주노동자의 범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 여성을 ‘~녀’라는 지칭하는 것 모든 맥락이 무서울 정도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어른들의 감시가 없는 독립된 공간을 청소년들이 점유하여 금기시한 행위를 하는 것 자체는 매우 불안한 요소인 듯 부각시킨다. 이와 같이 한국사회 언론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대중의 편견을 강화 조장하고 있다.


의제강간 연령 상향과 성적 자기결정권이 첨예하고 부딪히고 있다. 16세 이하 청소년의 성관계는 모두 성폭력이고,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규정하는 의제강간 연령 상향의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 성적 자기결정권도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 악용되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권력, 위계 등 위력에 의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에서 ‘합의된 성관계’로 너무나 쉽게 정리하는 결과는 또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나이를 바꾸고 성적자기결정권을 인정하는 문제로만 해결할 수 없음을 우리는 현실에서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권력, 위계, 위력, 사회적 위치, 조직/일상의 문화 등 폭력의 복합적인 매커니즘과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사회의 인권감수성과 제도적 기반이 촘촘하게 마련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아이들에게 핵없는 세상을’, ‘얘들아 민주주의는 선생님이 지킬께’ 세월호, 박근혜 퇴진 운동 과정에서 너무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었다. 사회정의를 외치는 현장에서조차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매우 미안해했고, 잘못된 정권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어른에게만 존재했다. 어떻게 보면 어른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반성처럼 들릴 수 있지만 어른이 아닌 존재들은 어른이 만든 세상에서 그냥 사는 존재 이상 이하도 아니다.


언론, 사법체계, 운동현장에서 얘기되는 청소년의 상은 표현되는 방식은 다르지만 청소년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닮아있다. 청소년을 무서운, 위험한, 보호해야 하는, 지켜줘야 하는 존재가 아닌 ‘현재’를 같이 살아내고 ‘참여’하고 있는 ‘동료’로서 인식하고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제대로 구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국민으로서의 의무란 무엇일까?

요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선거연령 하향을 주장하는 청소년 참정권 운동이다. 청소년들의 정당한 요구에 한국사회는 권리 요구하려면 세금 내고, 청소년도 범죄 저지르면 성인과 똑같이 벌 받을 수 있는 소년법 폐지로 답하고 있다. 본인의 의무를 다해야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는 왜 이리 한국사회에 강력하게 작동되고 견고할까? 권리와 의무에 대해 사회적으로 토론하고 시대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정말 청소년은 사회에서, 가정에서 의존적이기만 한 존재일까? 때로는 부모가 감정적, 경제적으로 자식에게 의존하는 경우도 많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빈곤가정 청소년도 적지 않다. 그들은 가족의 수급비가 끊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4대보험을 받지 못하는, 이러한 조건을 악용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덧붙어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꿈꾸는 청소년도 많지만 공부만 하라는 부모의 강요, 청소년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문화적 분위기로 인해 감히 노동, 독립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을 봤을 때 의무를 다한다는 것이 뭘까? 청소년들은 이미 생계 및 학습노동 등 할 수 있는 선에서 사회적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하고자 희망한다. 하지만 그들의 일은 공적인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국민의 의무라는 것이 납세, 병역 등 비장애 남성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장애 남성이 아닌 존재들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들은 대부분 인정받기 어렵거나 터부시 되는 일들이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서 권리를 위해 의무를 다하라는 이야기가 주로 누구의 입, 어떤 사회적 위치에서 뻔뻔하게 나오고 있는지 날카롭게 봐야 한다. 




청소년 운동의 주체는 누구인가?

청소년 시기는 참고 벗어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을 때 청소년 운동에 대한 의지를 갖기는 어렵다. 청소년운동의 주체는 누구인가? 나의 청소년기는 끝나지만 청소년은 늘 존재한다. 청소년 운동은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 당사자이지만 어느 순간 당사자가 아니게 된다. 당사자가 가장 그 문제의 현실에 발 딛고 있지만, 사회적 소수자, 당사자들이 겪는 차별은 너무 닮아있고 연결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사회 청소년 운동이 비장애 청소년 중심인 점은 이후 운동안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빈곤, 장애, 성소수자, 이주 등 청소년안에서도 존재하는 무수한 차이들을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 연결된 지점을 서로 확인하고 연대하고 철저하게 질문하는 것이 사회운동, 소수자 운동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의 주체를 당사자성으로 한정짓지 말고 넓혀가야 한다. 차별에 대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일상의 차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운동의 과정안에서 공론화되는 많은 내용들이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그 과정안에서 우리 모두 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와 여성주의반 강의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연결 지점을 찾고 복잡한 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모색하는 시간들이 잘 기록되고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공론화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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