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야기] 교육연극 무대

(이 글은 2012411월까지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진행한 찾아가는 장애인식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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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춤추는 허리의 교육연극을 함께 진행한 김미진님의 후기입니다. )
 
  
김미진 춤추는 허리 배우
 
오늘은 힘들었지만 뿌듯하다. 초등학교 부모님을 상으로 한 교육연극만 하다가 고등학교에 간다는 얘기를 듣고부터 부담이 더 컸었다. 새로운 형태는 아니지만 좀 다른 방식이 필요했고, 장소도 더 큰 곳이었기에 많은 생각을 해야 했었다. 진희샘, 혜영샘, 지원씨와 회의를 하고, 연습을 했다.
교육연극 1.JPG

드디어 오늘 고척고등학교에 갔다. 교문을 통과하면 바로 운동장이 보이던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바로 교실이 보였다. 교정엔 나무가 울창했다. 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여섯 사람이 살구나무아래에 모여 살구를 따고 있었다. 시청각실을 물어보았는데 교무실을 알려주면서 문의해보라고 했다. 교무실을 찾아가던 중 지나가는 학생에게서 시청각실 위치를 알게 되었다. 건물을 빠져나와 길을 따라 걸으니 나무 사이로 시청각실이 보였다. 작은 극장처럼 생긴 분리된 건물이었다. 빨간 문이 보이고, 입구에 의자가 놓여있었다.

  
교육연극 2.JPG
잠시 후 젊은 여자 분이 낯익은 상자를 들고 건물로 들어서는 게 보였다. 오늘의 교육담당 교사라고 했다. 함께 참여하는 강사 중 한 명이라고 나를 소개하고 인사를 나누었다. 담당 교사는 가져온 상자안의 간식들을 정리하고, 나는 긴장을 풀며 교정을 걸었다. 일찍 도착하니 이런 여유도 있고 주변도 살필 수 있었다. 대학 교정 같았다. 빨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자그마한 무대가 있고, 200석 가량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오늘 강의 형식에 맞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잘만하면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강남 어머님들의 분위기는 어떨까?”도 잠깐 상상하고, 혼자서 20여분 더 있어야 했다.
큰 창이 열려 있어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문이 열리고 혜영씨가 왔다. 막을 설치하고, 무대를 정리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걸 보며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점검했다. 지원씨, 진희씨에게서 문자가 와서 확인하고 혜영씨에게도 전달해주었다.
10분 후 모두 모였고, 1020분부터 강의가 시작되었다. 진희씨의 진행으로 몸풀기, 연극, TA, 마무리까지 무사히 마쳤다. 준비한 만큼 진행된 것 같았다. 학부모님, 교장, 교감, 교육청 관계자 가 함께한 자리이기에 긴장도 있었지만 보람도 컸다. 다른 어느 곳 보다 기억에 남는 학교가 될 것 같다.
  
교육연극 3.JPG?
장애인식교육이라는 목표에 얼만큼 접근했을까? 또 장애여성들의 활동 영역으로 지속성이 있을까? 중증 장애여성으로서 배우와 강사역할이 동시에 가능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회의적인
부분이 느껴진다. 또 비장애인들의 편견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같은 장애여성들 사이에서도 이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시간과 다양한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1,300여 학교 중 올해는 15학교만이 신청한 것만 봐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우리의 노력, 나의 인내가 필요하다. 생각할수록 간단치 않다. 조금씩 조금씩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함께 살아야 할 사람들이고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수강자들이 얘기하고 있으니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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