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장애여성 주거권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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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은 올해 장애여성 주거권 실태조사 사업을 진행했다. 4월부터 기획회의와 사전세미나, 내/외부 간담회를 진행하였으며 이 내용을 바탕으로 설문지를 제작하였으며 전국의 IL센터와 수도권의 복지관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많은 센터 활동가들과 복지관 담당자들의 협조와 노력 덕분에 200여개의 사례를 수집할 수 있었고 통계, 분석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지난 11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2008년에 장애여성 주택개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장애여성의 주거공간의 열악함을 알게 되었던 동시에 일회성 주택개조 사업이 가지는 한계, 주거공간 안에서 장애여성의 자기결정권 실현의 문제, 장애여성의 독립과 주거권과의 연관성 등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숨]센터는 독립을 위한 물리적인 공간 확보를 넘어서 장애여성의 입장에서 근본적으로 주거권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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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발표회 때는 이번 실태조사가 진행되어온 그간의 과정과 의의를 발표한 후에 설문 결과에 대한 분석 내용을 이야기했다. ‘공간에 대한 질문’, ‘함께 사는 사람들과 집에서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질문’, ‘집 주변 및 긴급사항에 대한 대처’, ‘주거공간에 대한 만족도 및 욕구조사’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설문조사의 결과를 세부적으로 발표하기엔 상당히 많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었다. 그래서 공간 활용도, 화장실 사용의 문제, 가사노동, 안전사고에 대한 대처, 집에 대해서 바라는 욕구 등 몇 개의 핵심 주제별로 발표가 이루어졌다. 설문 내용 발표 후에는 김도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이 장애인 주거권의 핵심 이슈와 이번 실태조사에 대한 제언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인권운동사랑방 주거권팀의 호연 활동가는 ‘물리적·관계적·사회적 공간으로서의 주거공간’의 맥락과 ‘주거권·노동권·건강권의 상호연관성’의 지점을 가지고 이번 실태조사의 의미를 설명하며 앞으로 있을 후속작업에 대한 제언을 밝혔다.

설문조사에 참여했던 장애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도 있었다. 장애여성공감의 회원 김효진씨는 현재의 집의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과 독립을 위해 필요한 것들, 살고 싶은 집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공감의 회원이자 두 명의 장애여성과 함께 살고 있는 최혜미씨는 동거인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과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에서 ‘주거권’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낯선 개념이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했던 장애여성들에게도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문항 수와 여러 개의 주관식 질문에도 응답자들이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욕구를 최대한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결과 발표회를 끝으로 1년 동안 머리 아프게 고민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던 주거권 실태조사 사업은 마무리 되었지만, 장애여성이 이야기하는 주거에 대한 담론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숨]센터는 후속 작업들을 통해 이번 실태조사가 안겨준 소중한 고민과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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