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연재 “베를린에서 마지막 일정을 정리하며”

6/21~23일 베를린에서의 마지말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21일에는 연수의 마지막 일정인, ASL의 상담소장 버깃 스텡어와 섹시빌리티 상담소장과 자립생활 운동을 하는 애뷸런스딘스트의 베를린 대표를 맡고 있는 마니아스 베르날디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독일에서도 활동보조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는 협상과 노력 필요"

ASL은 자립생활을 위한 단체의 하나로 자립생활을 준비하는 장애인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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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두가지의 활동보조인 형태가 있는데 하나는 정규직으로, 세금을 내고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형태이며 다른 하나는 임시직으로, 세금을 내지 않고 사회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는 형태입니다.

어떤 형태로 일할 것인가는 미리 정해져있지는 않고, 당사자간의 협의와 상담을 통해 일하는 형태를 결정하고 국가의 승인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장애인 입장에서도 장단점이 있는데, 정규직 활동보조인을 만나게 되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그만두게 되더라도 6개월의 여유를 가지게 되므로 공백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임시직의 경우 고용의 불안정함으로 인해서 장애인에게도 그 영향이 오지만, 마음이 맞지 않거나 시간을 조절하기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에게 오랜 시간을 받는 것 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장애인들은 임시직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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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깃 스탱어 상담소장은 활동보조인 입장도 설명을 했는데, 정규직이나 임시직이나 급여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고, 보통 예술가들은 임시직으로 하길 원하기 때문에 활동보조인 중에서 예술가의 비중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도 활동보조라는 노동이 가치가 높고 높은 급여를 받게 될때 좀더 정규직으로 이 일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또한 장애인은 두가지의 방법으로 활동보조를 만날 수 있는데 하나는 '아르바이트 개버 모델'로 장애인 개인이 사업주로 활동보조인을 직접 고용하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심사하여 이러한 자격을 부여합니다. 다른 한가지는 '앰뷸런스딘스트'라는 기관을 통해서 연결을 받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 모두 활동보조를 위한 재원은 국가에서 지급을 합니다.

보통 처음에는 기관을 통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보조 내용과 시간을 아주 세세하게 상담하여 산정하고 그것에 근거해 정부에게 요구를 하면서 자신의 자립생활을 준비해나가다가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면 개인이 직접고용하는 형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도 정부는 개인에게 지급하는 돈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단체와 개인은 끈질기게 정부와 협상하는 노력을 거쳐 최종적인 비용을 확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별로 재정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수혜액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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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활동보조인과 이용자에게 국가에서 강제되는 교육이 없으며 단체를 통해 연계되는 경우에는 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교육을 이수하게 됩니다.

오후에 다시 간담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마티아스 베르날디는 ASL 내에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섹시빌리티'를 담당하고 있고 활동보조인을 중계하는 '앰뷸런스딘스트' 베를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남성)장애인의 성매매 접근권을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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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먼저 섹시빌리티의 목적을 질문했습니다. 섹시빌리티는 장애남성들이 99년도에 자조모임을 하면서 성매매 경험을 이야기하는 중에 계기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그 후 장애여성과 성노동자들도 모임에 함께 하면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회적인 차원으로 넓혀나가고, 적극적인 토론을 벌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몸의 가치, 매력, 경쟁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재와 장애인의 성적 부재에 대한 문제들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ASL의 한 분과로 섹시빌리티가 결성되었습니다. 섹시빌리티는 동료상담과 교육, 홍보를 주 업무로 하면서 2002~2007년까지 매년 파티를 개최했는데 현재는 상담과 홍보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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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2002년 성매매가 합법화되기 전에는 성매매 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장애인에게 굉장히 적대적인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으며, 현재에도 장애인을 배척하는 문화로 인해서 억압적인 상황이 없어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히드라라는 성노동자 모임과 함께 정기적인 모임을 해나갔다고 합니다.

섹시빌리티에 찾아오는 장애여성과 장애남성은 차이를 보이는데 장애남성은 주로 성매매와 관련된 경험을 나누길 원하고, 장애여성은 성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차이는 장애남성은 "섹스를 안하는 것보다는 나쁜 섹스가 낫다"고 하고 장애여성은 "나쁜 섹스를 할 바에야는 안하는게 낫다"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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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는 ISBB에서 하는 섹슈얼베글라이퉁과 같은 활동도 의미가 있지만 현재는 너무나 소수이며, 베를린과 같은 대도시에는 5000명의 성노동자가 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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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는 장애인의 성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것을 강조하며 , 경제적 문제, 가족과 활동보조인, 파트너와의 관계도 복잡함을 인식해야 하지만 무엇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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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수일정을 끝내고 사실상 마지막 날인 22일, 독일어 통역을 하면 트레벨에서 함께 했던 은진님을 배웅하고 베를린 시내를 여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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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시내에 옮겨 놓은 베를린 장벽도 보고, 마침 우리가 좋아하는 프리다 칼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입장료는 장애인은 무료이고, 동반자 1인은 50%가 할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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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개선문을 거쳐서 티비타워도 지나가고 맑스엥겔스 광장에서 휴식도 취했습니다. 사이사이 돌아가서 전할 선물도 구입하구요. 늦은밤 마지막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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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침, 비행기 수속을 밟고 이제 탑승을 합니다. KLM을 통해 왕복으로 비행을 했는데, 돌아오는길 휠체어 서비스가 엉망이었습니다. 승객이 모두 탑승한 후 출발시간에 임박해서 탑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기차와 항공에 대한 경험을 하면서 수없이 부딪힌 부당함과 불합리함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해야 할것 같습니다.

햇반 60개, 라면 50개 등 이민가방 1개와 트렁크 1개를 가득 메웠던 먹거리는 모두 비웠습니다만 자료와 선물,  고민거리로 짐은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9월로 예정된 보고대회까지 열심히 정리해서 여러분과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연수는 하나의 동기부여로 삼고 정말 중요한 작업은 우리의 현장에서 시작하는 이제부터 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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