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노르웨이 (숲), 우리 몸에 맞을까?”

장애여성공감은 "유럽 장애인 성서비스 연구를 위한 장애여성활동가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6/4~6/24 기간동안 노르웨이 오슬로,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카셀, 트레벨, 베를린 등을 방문한다.

이 기간동안 현지에서 현장의 모습을 담은 소식을 비마이너를 통해 여섯 차례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다.
이후 연수를 통해 얻은 쟁점과 고민, 다양한 주제에 대한 심도있는 글은 차후에 별도의 보고대회와 보고서 등을 통해서 정리하고 장애인계, 여성계 등과 함께 공유하고 토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연수는 한국장애인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연재계획

1차: 6/4~7 출발, 오슬로 도착, 주변 여행
2차: 6/8~12 오슬로 단체/교수 미팅, 코펜하겐 단체 미팅
3차: 6/13~15 독일 카셀, 트레벨 지역 단체 미팅
4차: 6/16~18 독일 ISBB(장애인 성상담/성서비스 기관) 워크숍 참가
5차: 6/19~20 독일 ISBB 워크숍 참가
6차: 6/21~24 독일 베를린 단체 미팅, 여행, 도착

 

1차 "노르웨이 (숲), 우리 몸에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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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오전 9:00 인천공항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총 8명의 연수팀이 출발합니다.
과연 몇달동안 준비한 이번 연수가 성공적으로 시작되고, 마무리될지
이런저런 걱정이 많지만 기대감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한국에서 장애인의 성에 대한 다큐멘터리(핑크팰리스, 섹스볼란티어), 번역서(섹스 자원봉사) 등이
나오면서 서서히 논의되고 있지만 이것이 장애인의 인권, 복지로 말할 수 있는지 아직은 부족합니다.
장애여성공감은 핑크팰리스 다큐가 나왔을때 여러가지 점에서 위험과 문제를 지적한바 있습니다. ([공감] 8, 9호 참고)
현재 유럽에 연수를 떠나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해보기를 원합니다.
장애여성의 시각에서 장애인에 대한 성서비스는 어떻게 접근 가능한 것인지,
어떻게 사회정의와 만날 수있는지, 어떻게 다른 이들과 연대가능한 것인지.
이러한 점이 우리를 두근거리게 합니다.
걱정되는 점은 과연 비행기, 열차, 버스 등에 대한 이동이 가능하고
우리의 숙소와 일정이 잘 맞아떨어질지, 의사소통은 잘 될지 등입니다.
부딪혀보면서 우리의 경험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걱정을 기대로 바꾸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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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오후 5시 55분 암스테르담 공항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경유지인 암스테르담 공항에 출발했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약 11시간을 비행했는데 시간은 겨우 4시간이 흘렀네요.
시계를 다시 맞추고 시차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짐들은 8명의 개인의 짐 뿐만 아니라 경비를 줄이기 위한
'살인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식량을 열심히 챙겼습니다. 왜냐면 특히 노르웨이는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기 때문이지요.
햇반 60개, 라면 50개, 김, 참치캔, 고추장 등이 소위 이민가방을 꽉 채웠습니다.
20일동안 외식은 공식적으로 세번입니다. (참고로 햇반은 데우지 않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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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오후 11:50 오슬로 공항

드디어 암스테르담에서 두시간을 더 비행해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첫날 밤은 공항에서 노숙을 하게 됩니다.
하룻밤 숙박비도 아끼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애매한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슬로의 첫 인상은 하늘이 넓다는 느낌, 달이 가까이 있다는 느낌.
아마도 극점에 가까이 왔다는 증거이겠지요.
대강 씻고 연수일정에 대한 브리핑과 간단한 평가를 마치니
벌써 새벽 2시가 넘었습니다.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있었는데,
공항의 장애인 화장실을 가보니 문을 혼자 열수없는 구조였습니다.
무거운 여닫이 문이었고, 변기는 매우 높은 상태였습니다.
언젠가 편의시설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를 할 기회를 가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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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오전 7:00 오슬로 중앙역

아침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열차를 탔습니다.
장애인이 탑승할 수있게 철도 노동자가 나와서 버튼을 누르니
열차와 승강장의 틈을 메울 수 있는 판이 나왔고,
휠체어가 자리잡을 수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열차의 차창이 넓고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휠체어에 앉은 자리에서도
풍광을 구경하기가 좋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야, 목가적인 풍경, 오래되어보이지만 고풍스러운 집들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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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오전 11:00 오슬로 항구

오슬로의 한 쪽편은 흑해와 맞닿아 있어서 항구가 있습니다.
항구 앞에는 오슬로 시청도 있고,
여행자들을 위한 페리도 많이 운영이 되고 있는데
과연 휠체어 접근이 가능할지 궁금했지만 시도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큰 규모의 돛단배도 이국적인 풍광을 만드는데 한몫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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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오후 4시 오슬로 시내

원래 계획은 피요르드 여행을 하기로 한 날입니다.
그런데 현지에 와서 알아보니,
유레일 패스를 가지고 미르달까지 기차를 타고,
거기서 산악열차를 타고 피요르드를 보려는 계획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르달까지 가는 기차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좌석이 단 한 석밖에 없고,
산악열차는 휠체어 사용자의 탑승이 가능한지 조차 알기 어렵다는것이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취소를 하고나니, 앞으로의 기차탑승이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오전, 오후 내내 향후 이동을 위한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확인 전화를 하였지만 속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장애인석이 있는지, 몇개가 있는지 조차 국경을 넘어가면 알 수 없었습니다.
유레일 패스를 홍보하는 홈페이지와는 천차만별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죠.
오후 늦게 노천까페에 나와 맥주를 한잔 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공유하고,
유레일 패스에 항의 메일을 보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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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 오후 5시 오슬로 시내

첫번째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두번째 숙소인 ANKER 호스텔에 들어가는 날입니다.
그 사이에, 두 팀으로 나누어 한팀은 트램을 타고 시내를 여행하고,
다른 팀은 비장애여성활동가들이 자전거를 빌려서 시내를 돌기로 했습니다.
여행자들도 하루 단위로 등록을 하면 자전거를 빌릴 수 있고, 시내 곳곳에 정거장이 있어서
반납과 대여가 자유로웠습니다.
첫번재 숙소는 THON 호텔이었는데 가격에 비해 수직형 리프트가 계속 고장이 나고
곳곳에 턱이 있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두번째 숙소는 제발 그런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ANKER 호스텔에서는 취사를 할 수 있어서 처음으로 따뜻한 국이 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정말 감격의 물결입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단체 방문과 미팅이 시작됩니다.
저녁 내내 방문과 미팅을 점검하고 질문지를 최종적으로 논의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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