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허리 <찾아가는 인권워크숍> 리뷰

 

장애여성공감 연극팀 '춤추는허리'는 6월부터 장애인생활시설 ‘천애재활원’ 내 장애여성들과 함께 <찾아가는 인권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워크숍은 연극놀이와 연극관람, 초청공연 등을 통해 시설 거주 장애여성들이 장애여성으로서의 자기자신을 되돌아보고, 장애여성들도 독립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믿음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된 것입니다 
-편집자 주
 

 

우리가 찾아간 곳은 1945년에 설립된 장애인생활시설로 장애여성과 장애남성이 한 건물 위층과 아래층에서 생활하고 계셨어요.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분도 계시고 워커를 사용하는 분도 계시고요. 참여인원은 9명이고 스텝 6명까지 합하면 총 14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처음 시설에 갔을 때 참여하시는 분들의 반응은 거의 거부감이 없었어요. 제가 다가가서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먼저 말도 걸고 하면 웃어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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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2회기 '다가가기_ 마음 들여다보기, 느끼기' 시간의 몸풀기 프로그램으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 사진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 중에 ‘하루시계’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고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이었는데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다들 어려워하셨어요. 매일 습관적으로 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고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리 멀지않은 과거인 어제 내가 어떤 하루를 보냈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도 어려워하셨지만 옆에서 같이 하니 너무 재밌어하시는 거예요.

클레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시간은 새로운 매체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서인지 자신의 몸을 만지고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망설이셨어요. 하지만 만들기를 시작하자 스텝들보다도 더 열중해서 너무 잘 만드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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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2회기의 '자기 몸 돌아보기' 프로그램에서 참여자가 점토로 만든 자신의 몸이다. 프로그램은 장애여성들이 '나의 몸'을 인식하고 긍정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제 생각에 제일 인기가 많았던 시간은 몸 풀기 시간인건 같아요. 몸 풀기를 통해서 한바탕 뛰고 나면 너무 체력을 많이 소진한 탓에 본 프로그램에 약간의 지장이 있기도 하지만 제일 활기가 넘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프로그램이 끝나고 간식을 먹는 시간엔 먼저 드시라고 드리면 같이 먹자고 하고, 아무튼 생활시설의 위치가 지하철에서 너무 멀고 가는 길이 험해서 집에서 나와 도착하기 전까지의 상황을 빼면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재밌고 즐거워요.  이렇게 같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서 너무 행복한 것 같고, 앞으로 더 많이 같이 호흡하고 자신을 긍정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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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을 나가는 날은 밥을 제대로 먹을 시간조차 없이 바쁘다. 잠깐의 짬을 내 간식을 먹으면서도 워크숍 프로그램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는 춤추는허리팀> 

by 춤추는허리 스탭 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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