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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관리자
  • 작성일시 : 2017-07-28 15:12
  • 조회 : 213


HIV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


                                                                                                                                                                                      나영정 (장애여성공감 정책연구원)

*사진 출처 : 비마이너






*2016년 장애여성공감이 수행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에 대한 발표회가 지난 6월 22일 열렸다. 이날 발표회 1부에서는 △감염인 의료차별 실태조사 결과와 정책대안(나영정, 장애여성공감 정책연구원), △의료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HIV/AIDS 관련 낙인 및 차별과 연관된 요인들(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임상조교수), △감염인이 경험하는 의료차별과 국가인권위원회 역할(손문수,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대표)에 대해서 발제하였고, 2부에서는 최재필(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 한종숙(중앙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염형국(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박김영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 박평(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사무관)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용역 발주로 진행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는 HIV 감염인이 가장 직접적으로, 빈번하게 경험하는 차별이며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느끼는 차별이다. 또한 감염인으로서 사회와 가장 구체적으로 만나는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차별의 경험을 가장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내는 것이 가능하다. 급성기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 여러 종류 그리고 1·2차 병원, (상급)종합병원 등 여러 규모 등에서 다양한 논리로, 또한 단지 의료인의 무지와 공포로 인해서 발생하는 의료차별을 해결하는 것은, 사건 하나 하나에 접근할 때마다 해결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감염인이 경험하는 의료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 의료제도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조건과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앞으로 보다 의료공공성,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 제약자본과 특허권의 문제, 소비자의 권리로 한정되는 것에 대한 저항, 차별받는 집단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 등의 논의와 만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감염인이 경험하는 의료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능한 좀 더 진전된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 HIV 감염인과 AIDS 환자가 경험하는 의료차별은 장애인이 의료 환경에서 경험하는 거부, 제한, 분리, 최소화된 권리 등으로 파악할 때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문제점을 드러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국가인권위원회법보다 좀 더 강화된 구제수단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중요한 점이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 단체, 감염인 단체, 법률가, 의료인 등이 함께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의료차별 해소를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정부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기 위한 근거가 된다. 나아가 곧 발간될 한국 HIV 낙인 지표 조사(UNAIDS,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와 제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 수립을 위한 연구(국가인권위원회, 2015) 등의 조사연구 작업과 더불어 HIV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국가의 인권침해를 해소하고 전반적인 권리를 신장시켜나갈 수 있도록 추동하는 근거의 역할을 하고자 하였다. 아래는 HIV 감염인이 경험하고 인식하는 의료차별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도출한 정책대안이다.



1. HIV 감염인들이 경험하는 보편적인 의료차별의 심각성 인식하기
HIV 감염인들은 단지 그 질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의료차별을 흔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별은 질병 자체의 의학적 특성과는 관계없이 사회에 만연한 HIV/AIDS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의료과정에 비정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HIV는 감염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로서 혈액 등과 같은 체액을 통해 전파될 뿐이며, 공기 중에 노출되면 극히 짧은 시간 이내에 사멸하기 때문에 통상적인 감염병 예방관리원칙만 지켜진다고 하여도 전파위험은 매우 낮다는 것이 의학적 사실이다. 하지만 HIV/AIDS에 대한 공포와 편견은 그 어떤 질병을 뛰어넘는다. HIV/AIDS는 일반인들은 물론 의료인들로서도 자주 접하지 못하는 희귀한 건강문제이고, HIV/AIDS를 올바로 이해하거나 바람직한 태도를 갖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 결과 HIV/AIDS와 관련한 의료인들의 공포와 편견이 확산되기 매우 쉬운 구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한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의 꾸준한 발달로 인해서 하루에 한 알을 복용하게 되어 복용편이도가 높아지고, 정량검사상 바이러스 미검출 상태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HIV 감염인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수명이 연장되면서 HIV가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고, 노인성 질환을 앓게 되는 HIV 감염인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요양서비스 기반 구축이 국가보건의료체계 내에서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HIV 감염인들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주변사람, 학교, 직장과 비교할 때 의료기관에서의 차별은 상대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응답을 하였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주요 대학병원 감염내과에 ‘감염인 상담간호사’를 배치하여 복약순응도를 높이거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상담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온 성과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의 HIV 감염인은 진료거부나 차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감염내과 이외 타과 진료나 동네의원, 전문병원, 종합병원 등에서 자신의 질병 정보를 있는 그대로 알리고 의료인들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또한 현재 매우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장기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이나 시설이 극히 희박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닥쳐올 어려움에 대한 걱정이 매우 큰 상황이다.



2. 인권(건강권)으로서의 프레임워크 필요
건강권은 유엔인권 규범에서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사회권 규약)”의 제12조에 건강권(Right to Health)이 명시되어 있다. 사회권 규약에 따르면 건강권이란 가장 높은 수준의 신체, 정신상의 건강을 누릴 권리이다. 건강권은 1979년 “알마-아타 선언(Declaration of Alma-Ata)”에서 보다 구체화되었다. 이 선언은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쇠약상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 상태이며 인간의 기본권임을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건강 수준을 가능한 최고로 달성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전 세계적인 사회적 목표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건강부문만이 아니라 다른 사회나 경제 부문의 행동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확인한다.

또한 사회권 위원회 일반논평 22(성적 및 재생산 건강과 권리)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을 설명하고 있다. 세 가지 요소로서 이용가능성에는 “성적 및 재생산 건강 의료서비스 전 범위를 제공할 수 있도록 훈련된 의료∙전문 인력과 숙련된 의료서비스 제공자의 이용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은 이용가능성의 보장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콘돔 및 응급피임제, 낙태와 낙태 후 돌봄에 필요한 의약품, 성병 및 HIV의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복제의약품 (generic medicines)을 포함한 의약품 등 폭넓은 범위의 피임수단을 포함한 필수약품 또한 이용가능해야 한다”와 같은 내용이 제시되었다. 또한 접근가능성에서는 “성적 및 재생산 보건과 관련된 의료시설, 재화, 정보, 서비스에 모든 사람과 집단이 차별과 제약 없이 접근가능해야 한다. 위원회의 일반논평 14호에서 상술된 바와 같이, 접근가능성에는 물리적 접근성, 구매가능성, 그리고 정보의 이용가능성이 포함된다”고 하였다. 수용가능성에서는 “성적 및 재생산 건강과 관련된 모든 시설, 재화, 정보, 서비스는 개인, 소수자, 사람들 및 집단의 문화를 존중해야 하며, 성별, 연령, 장애, 성적 다양성, 그리고 생애주기 필요사항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특정 집단에 대해 맞춤형 시설, 재화, 정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반차별과 평등을 강조한다. 이러한 일반논평 22호를 통해서 HIV/AIDS 감염인의 건강권을 증진하기 위해서 어떠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지 조망할 수 있다. 감염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진료할 수 있는 훈련된 인력이 있는가, 의료시설, 재화, 정보, 서비스에 차별 없이 접근하고 있는가, 감염인이 처한 다양한 상황(성별, 연령, 장애, 성적 다양성, 생애주기 등)이 고려된 시설, 재화, 정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진료 거부만을 차별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서 인권 프레임을 통한 접근이 향후에 계속 지속되어야 한다. 의료인의 인식개선, 감염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건강 서비스나 정보에서 소외, 치료가 불편하여 대도시로 이사, 성정체성 등에 대한 의료인의 혐오발언 등의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접근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3. 성적 낙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설문조사에서 많은 HIV 감염인들은 감염이후 겪는 어려움 중에 ‘성생활/연애’의 어려움을 꼽았다. HIV/AIDS가 성매개 감염병이기 때문에 ‘성생활/연애’에 있어서 부담이나 위축감이 증가하는 것이 이해될 수도 있으나 이는 단지 그러한 차원으로 머무르지 않는다. 에이즈가 동성애의 결과라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며 HIV/AIDS를 특별하게 인식하도록 만들고 HIV 감염인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UN) 산하 에이즈 전담 기구인 유엔에이즈(UNAIDS)는 HIV/AIDS의 낙인으로 인한 차별, 또는 성별이나 성적 지향 등 섹슈얼리티로 인한 차별이 HIV/AIDS의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에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보여 주며, 그 근거에 기반하여 HIV/AIDS 감염인과 취약 계층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을 HIV/AIDS 대응의 주된 비전으로 삼고 있다. 성소수자연구회(준)은 한국 사회에서는 HIV/AIDS에 대한 낙인과 공포를 이용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이들의 활동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동성애에 대한 낙인과 혐오에 기반하여 동성애를 HIV 감염과 연관 짓는 것은 HIV/AIDS의 예방과 치료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오히려 그 유병률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성적 낙인을 없애는 것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올바른 정보를 유통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며, 결국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받는 의료인들의 태도 변화와 차별적인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4. 여성, 트랜스젠더, 이주민, 재소자의 차별 실태 접근해야
이번 조사에서 여성과 트랜스젠더는 각각 15명, 5명으로 적은 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성이나 트랜스젠더가 겪는 젠더 불평등과 차별 문제가 HIV 감염인으로서의 삶에도 영향을 복합적으로 미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성과 재생산권리의 관점에서 여성, 트랜스젠더 HIV 감염인의 상황을 분석하고 필요한 지원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이주민과 재소자의 경우 신분적 상황으로 인해서 의료서비스 접근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HIV 감염인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교차적으로 분석하고 여타의 상황으로 인해서 예방과 치료, 인권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적 마련이 요구된다.



5. 장기요양 정책 마련의 필요성 대두
HIV는 면역세포(CD4+ T)를 파괴하기 때문에 여러 기회감염증으로 뇌질환, 암, 만성합병증에 취약하다. 또한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생존감염인 수 대비 60세 이상의 비율은 2012년말 기준 5.7%에서 2015년 말 12.6%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전체인구 대비 60세 이상의 비율(17%. 2012년)에 비해 적지만 생명연장으로 인해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HIV 감염상태와 노인성 질환이 교차하여 복합적인 질환을 가질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HIV 감염인과 AIDS 환자를 위한 장기요양 정책 마련이 시급하며, 현재 요양병원 입원의 어려움으로 인한 차별 피해가 크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6. 건강행태 관련
HIV/AIDS 라는 질병이 만성질환화 되었다는 것은 감염인들의 수명과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감염인은 HIV/AIDS라는 바이러스 혹은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평생동안 건강을 관리하며 노인성 질환이나 환경적 영향, 사고로부터 보호받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연구에서 처음 시도되는 건강행태 및 질병 이환과 관련된 조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지만 앞으로 건강 불평등의 논의에서처럼 감염인 내에서도 경제활동과 건강검진 수검율의 관계, 성별에 따른 건강 격차나 차이, 감염 경과 기간, 계층적 차이, 내적 낙인 등과의 상관관계 또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7. 장애인차별금지법 적용
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0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되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같은 법 제1조).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장애 정의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보다 넓은 개념이며 국가인권위원회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장애인은 등록장애인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HIV 감염의 경우 면역기능 저하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그리고 본 연구 등에서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이 확인된 것과 같이 HIV 감염으로 인한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고 있다. 그러므로 HIV 감염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장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경우 차별행위를 당한 HIV 감염인은 상대방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거나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법무부 시정명령, 법원의 손해배상과 구제조치 등 다양한 구제수단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료법」이나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구제보다 활용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가 HIV 감염을 「국가인권위원회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장애로 판단한 사례는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입증책임이 완화되고 권리구제수단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HIV 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 사례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개정방안 장애인 복지법상 장애인 범주로의 인식, 의료인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보고서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보고서 보기 =>
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3001004&pagesize=10&boardtypeid=16&boardid=7600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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