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 여성가족부는 ‘성인권교육 폐지’ 즉각 철회하고 장애아동・청소년의 포괄적인 성교육 권리 보장하라!

여성가족부는 ‘성인권교육 폐지’ 즉각 철회하고 장애아동・청소년의 포괄적인 성교육 권리 보장하라!

 

여성가족부는 지난 9월 7일 설명자료를 통해 2013년부터 10년간 진행한 비장애 학생과 장애학생이 참여하는 ‘성인권교육’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보건법」에 따른 의무교육으로서의 폭력예방교육과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발달장애인 성교육과의 유사・중복성, 지자체 수요 감소가 그 이유다. 지자체 수요 감소는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으며 여성가족부는 10년간 지자체와 해당 사업에 대한 소통과 논의를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가족부의 결정과 무관하게 성인권교육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는 지자체도 있다. 그리고 유사・중복성이라고 하지만 여성가족부의 성인권교육은 그 대상이 발달장애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교 현장에는 시각, 청각, 지체, 중복 등 다양한 장애유형의 학생들이 함께 있으며 이들도 함께 성인권교육에 참여해 왔다. 무엇보다 여성가족부가 장애인 성폭력예방의 일환으로 수립한 정책을 폐지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결정이다. 여성가족부가 성인권교육을 10년 넘게 진행해온 이유는 해당 교육에 ‘젠더 관점’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는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였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 폐지 사유 중 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 성교육」을 언급하는 것은 작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두는 안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강하게 추진하고자 했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교육부 등 각 정부부처 및 지자체의 ‘성평등’, ‘젠더’ 용어 삭제 및 성인지 예산 삭감, 행안부의 지자체 활동평가 지표 중 ‘성별영향평가 내실화 노력 지표’ 삭제, 서울시 퀴어퍼레이드 불허, 서울시교육청이 성평등, 성인권교육 취소하라는 집단 민원제기에 의한 성평등 강의를 취소하며 혐오세력의 손을 들어준 상황과 성인권교육 사업 폐지는 모두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여성가족부가 말도 안 되는 근거와 주장으로 주요 사업들을 보건복지부 및 타부처로 이관하는 계획을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오랜 인권투쟁의 결과 만들어온 성평등 가치와 교육 현장을 여성가족부는 위협하고 있다. 전체 성인권교육 예산의 70% 이상이 장애아동・청소년성인권교육 예산이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은 전사회적으로 이슈화되었던 도가니 사건 이후 장애학생에 대한 정부의 종합대책 결과 중 하나로서 시행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와 국가 책임의 결과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이 진행되었는데 여성가족부는 국가가 주도하여 세웠던 대책과 방향, 10년의 역사를 스스로 후퇴시키고 있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은 다양한 장애유형 학생들의 참여 보장, 차별없는 포괄적 성교육을 지향하며 성적 권리를 위한 실천을 연습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다. 10년 이상 장애와 젠더 관점으로 진행해 온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은 장애학생들이 성적 주체로서 내가 가진 성적권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시간이다. 더불어 자기결정권, 사생활, 상호적인 관계 맺기 등 평등한 관계를 맺어가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토론하고 배우는 유일한 현장이다. 이를 위해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교육은 장애학생들 뿐 아니라 장애학생 학부모, 특수/교사들도 장애학생의 성적권리 보장을 위해 함께 배우며 공동의 역량을 강화해왔다.

 

이렇게 장애학생들의 포괄적인 성적권리보장을 위해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을 운영해 온 단체들은 성평등 가치 실현을 위해 토론하고 갱신하며 치열하게 대안을 만들고, 장애학생들과 관계맺으며 안정적으로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이러한 시점에서 장애학생의 젠더폭력예방, 성적 권리 확보를 위한 성인권교육 사업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기만적인 결정에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운영단체들과 장애인권운동 진영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는 사업 폐지가 아닌 장애학생들의 포괄적 성교육을 위해 사회복지, 공교육, 탈시설 정책, 젠더 폭력 예방 등 현장의 특성과 목적에 따라 각 부처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은 성과 재생산권리, 교육받을 권리, 정보 접근/통제권 등 장애아동・청소년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장애아동・청소년을 시민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이 아무런 권력이 없기 때문에 교육권을 침해하고 성인권교육 사업을 폐지하는 것이다. 장애아동・청소년의 목소리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당연히 지녀야 할 젠더관점이 없다는 것을 뻔뻔하게 천명하며, 장애아동・청소년의 시민권을 비열한 방식으로 박탈했다. 여성가족부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여성가족부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혐오 조장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강력하게 문제 제기해라. 그것이 여성가족부의 시대적 소명이며 중요한 책무이다. 10년의 역사를 감히 삭제하려 하지 마라. 우리는 여성가족부가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 사업폐지를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연대하여 투쟁할 것이다.

 

2023년 9월 21일

여성가족부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교육 사업 폐지를 반대하는 장애/청소년/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111개 단체)

 

가족구성권연구소,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경기여성단체연합, 사)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주여성노동자회, 광진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 구로학교안전사회적협동조합, 구속노동자후원회,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 베이직페미, 김해여성의전화, 나야장애인인권교육센터, 난민인권센터, 노원청소년성상담센터, 녹색당,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목포여성의전화,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사회적협동조합,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 부천새시대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청소년인권공동체 세움, 사회복지연구소 물결,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상상행동 장애여성 마실, 상생과상상의인권공동체, 생명안전 시민넷,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사)서울여성노동자회, 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 지부 동서울여성회, 서울여성회 지부 서대문여성회(준), 서울여성회 지부 영등포여성회, 서울여성회 지부 은평여성회(준), 서울여성회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성별이분법에저항하는사람들의모임 여행자,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평등작업실 이로, 소소한 소통, 수원시여성의쉼터,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수원청소년성인권센터, 아웃박스, 사)안산여성노동자회, 양산여성의집, 엘피스의집,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902개 단체), 여수이주여성쉼터, 역사문제연구소 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여성노동자회, 사)인천여성회, 인천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 하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장애여성공감,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전교조 유천초분회, 전국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여성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여성위원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37개소), 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소및보호시설협의회(39개 단체), 전국여성연대, 사)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여성단체연합, 전주여성의전화, 정의당 여성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좋은세상을만드는사람들, 진보당 여성-엄마당,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주페미니스트네트워크 걔네, 초원의집,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사)탁틴내일, 포괄적성교육옹호모임 포옹, 푸른희망담쟁이,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피플퍼스트 성북센터, 한국YMCA 간사회 젠더정의분과, 한국YWCA연합회, 한국다양성연구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포럼, 한국청소년문화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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