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및 발언자: 서지원(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 허리 기획자/배우)
해당 글은 2018년 4월 10일 서울시 지방선거 장애인 정책요구 발표 및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 허리에서 문화예술운동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지원이라고 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세상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요구를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의 이야기를 잠깐 꺼내려 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경험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경험이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집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절 찾는 곳도 제가 갈 곳도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참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장애여성공감이란 장애인인권단체 춤추는 허리란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는 그저 단순히 연극을 하기 위한 곳은 아닙니다. 장애여성의 삶을 무대를 통해 알리고 장애여성들이 주체로 유일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지요.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위해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저희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는 공연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동문제, 활동보조와의 조율, 편의시설이 되어있는 연습공간, 또 극장” 등이 가능한지가 제일 고민이며, 매번 반복되는 가장 큰 숙제입니다. 저희는 연습공간이 없어서 그나마 편의시설이 되어있는 대학교를 찾아다녀야 했고 그것도 안 될때는 공원에서 비와 눈을 맞아가며 연습을 하곤 했습니다. 이 일이 벌써 10년전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중증장애여성들이 활동하고 있는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는 현재도 연습공간도 극장도 찾기가 참으로 힘든 것 같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아니 문제라고 생각이나 하십니까?
10년 후 20년 후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운동이 지금과 얼마나 달라질까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문화예술을 할 수 있을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극장도 장애인석이 따로 있고, 문화바우처도 지원해주는데 뭐가 문제라서 말이 많냐고” 화를 내면서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르는 말씀입니다. “장애인석을 지정해라, 혹은 문화바우처를 1년에 몇만원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어디든 앉을 수 있게, 어디를 선택해서 갈 수 있게” 하라는 요구입니다. 이것은 장애계뿐만 아니라 빈곤한 예술가들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누구는 작고 작은 소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하고 싶은 곳에서 선택하여 할 수 있게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차별없이 장애인도 문화예술의 창작자이고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선거를 앞두고 당선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예산을 확보해서 문화예술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일회성이 아니라 직업으로써 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활동으로서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TV에서 비장애인이 장애인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예술가들을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도록 마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장애가 있든 없든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권리, 보고싶은 것을 볼 수 있는 권리를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의 배우들은 그리고 다른 수소자의 극단이 공연과 연극을 하는 이유는 딱히 할 것이 없어서도. 해야 할 일이 없어서 무대에서 “장애를 가진 몸을 있는 그대로 들어내 보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또한 단지 “협오와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가에 하나의 인격채로 존중받아야 하기에 무대에서 또 거리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시해와 동정인 빵이 아닌 하나의 권리로써 장미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