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사법당국은 색동원 성폭력사건 중증장애여성 전원을 피해자로 인정하라! 경찰청 전국 장애인시설 합동점검 졸속 추진을 규탄한다!
서울경찰청은 2월 27일,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 피의자인 시설장을 구속 송치했다. 인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의 다수가 중증장애여성이기에 대학 연구팀의 전문적인 심층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며 기존의 형식적 전수조사를 거부하였다. 해당 연구팀은 인화학교, 형제복지원 등 주요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사실을 심층조사로 규명한 바 있으며, 당시 결과보고서가 수사기관의 주요 증거로 채택되었다.
2026년 1월 19일 중앙일보는 입수한 심층조사 결과에 따라 중증장애여성 19명 전원이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단독보도하였다. 그 이후 국무총리가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는 중대사안이라고 언급하며 긴급지시를 할 정도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났다. 그러나 경찰은 19명 중 ‘언어’로 피해 진술이 가능했던 3명만을 피해자로 특정하여 검찰에 기소하였다. 수십명의 특별수사단까지 구성한 결과가 참담하다. 경찰은 심층조사 결과를 ‘민간’이라 신뢰할 수 없다며 다수의 중증장애여성들이 몸, 손짓, 표정 등 다른 ‘언어’로 표현한 내용은 주요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심지어 기존의 수사법적 기준에 맞춰 피해자를 특정한다는 이유로 다수의 피해자에 대한 해바라기센터 문답식 조사를 별도로 강행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피해자의 진술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수사기관이 중증장애여성의 진술 특성에 맞는 조사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경찰은 ‘객관성’이라는 미명하에 폐쇄적이고 불평등한 거주시설의 구조적 폭력, 이를 온 몸으로 드러낸 피해자들의 진술을 다시 한번 묵인하였다. 현재 한국의 수사사법체계는 구어, 문자 언어 외에 몸짓 등 다른 표현으로 피해를 입증할 수단이 전무하여 중증장애인의 인권침해를 규명하고 근절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사회적 공분에 가려진 색동원 사건의 이면이며 중증장애여성을 국가가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심층조사는 중증장애여성들이 피해를 제기한 유일한 통로였다. 사법당국은 색동원 사건을 계기로 중증장애여성에 대한 기존의 수사방식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 색동원 사건 피해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 곳곳에 존재하지만 사건화조차 되지 못하는 중증장애여성들의 개별 사건 피해 규명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사법당국과 국가는 심층조사 결과보고서를 증거로 채택하여 중증장애여성 전원을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책무이고 존재 이유이다.
경찰청은 색동원 사건을 계기로 매년 진행하던 장애인 거주시설 합동점검을 앞당겨 3월까지 전국 1,524개소 진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소및보호시설협의회(이하 ‘전여상보협’) 소속 기관들은 경찰 협조요청으로 전문가 자격으로 합동점검에 참여하고 있다. 색동원 사건에서 지자체 점검, 인권지킴이단 활동 등 관리, 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은 거주인들의 다양한 장애와 표현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짧은 시간 내 처리하는 형식적 점검에 그쳤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번 합동점검에서도 형식적 점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기존의 조사방식 점검, 중증장애인과 소통하기 위한 간담회 및 교육 등 사전 과정을 충실히 진행하지 않고 2개월 만에 신속하게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전여상보협은 합동점검이 졸속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향후 합동점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했으나 제 2의 색동원과 같은 인권침해를 방지하려면 나중이 아닌 지금 바꿔야 한다. 전여상보협은 실체적인 피해규명이 아닌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합동점검을 반대한다. 전여상보협은 형식적 합동점검에 전문가 위치의 구색맞추기가 아닌 피해자를 지원해온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중증장애여성의 피해규명이 장애와 젠더관점에 기반하여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층적인 수사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중증장애여성의 목소리가 사회에서 배제되고 지워지는 일이 없도록 수사체계 개혁을 위해 경찰과 성평등가족부 등 국가에 계속 요구할 것이며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6년 3월 4일
전국여성장애인폭력피해지원상담소및보호시설협의회(39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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