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헌법을 무시하고 페미니즘을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우리의 삶을 훼손하는 정치를 거부합니다.
내란 주범 윤석열 탄핵안이 부결되고 윤석열 정부와 동조자들은 아직도 뻔뻔스럽게 버티고 있습니다. 내란의 주범과 동조자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헌법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질서로 시민을 통치하려고 합니다.
정치가 보수화되고 퇴행을 거듭할 때마다 장애여성 운동 현장의 손바닥만한 제도들은 위협받고 삶은 황폐해져 갔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탈시설현장, 반성폭력현장, 장애인 공공일자리 등의 정책과 예산은 차별받는 현실을 반영하기보다 지원받을 자격을 증명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소수자들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를 맨 몸으로 맞으며 시설에 갇히고, 돌봄은 외면당했습니다. 성평등과 차별을 지우는 국가에 맞서 우리는 성과 재생산권리 운동, 차별금지법 제정과 가족구성운동 등에 함께하며 차별에 맞서 왔습니다. 그러나 책임있는 정치의 응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개혁을 내세운 정권에서도 문제는 반복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윤석열을 반대하는 이유이며, 더 이상 정권의 변화만으로 낙관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가장 이상하고 취약해 보이는 몸에서부터 불구의 정치가 피어나야 합니다. 장애여성의 몸이 전시되었던 불평등함은 매순간 삶의 현장이 광장이라는 감각을 갖게 했습니다. 장애여성으로 나를 선언한 그 등장부터 우리는 정치적이었으며, 정치적으로 살기 위해 매 순간 광장에 선 심정으로 분투합니다. 우리는 이 정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헌법을 무시하고 페미니즘을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훼손하는 윤석열과 정치를 거부합니다.
우리를 억압하고 가로막는 선을 넘어, 탄핵 다음 수순으로 어떤 정당이 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정해 놓은듯한 선을 넘어,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비뚤어진 선을 그려가고 싶습니다. 국가권력이 시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정치가 나서서 우리를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이때, 모여서 얘기할 공간이 있다는 것, 서로 의지하고 돌볼 동료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함께 다져온 희망속에서 우리의 몫과 책임임을 기억하며 장애여성공감은 예정된 일상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서로 돌보는 삶을 지속하기 위해 함께 싸울 방법을 회원들과 나누고 실천하겠습니다. 모두가 최대한 이해할 수 있는 말과 표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두려움과 분노를 표현하며, 서로의 힘을 키우는 것을 지지할 것입니다. 우리가 커뮤니티 안에서 정보를 나누고 의존하는 과정들이 누군가에겐 쓸모 없어 보일지라도 정치적 존재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다가올 더딘 과정을 견뎌갈 것입니다. 발빠르게 입장을 내주고 고민의 방향을 열어주는 운동의 동료들에 기대어 장애여성공감도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싸워가겠습니다.
2024년 12월 09일
장애여성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