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공감도 2016.11.26 페미니스트 시국선언에 동참합니다!

장애여성공감도 2016.11.26 페미니스트 시국선언에 동참합니다!

장애여성공감 페미니스트 시국 선언
– 정상성에 도전하는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로 새롭게 만드는 민주주의를 위하여

백만명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일 뉴스에서는 믿을 수 없는 소식들이 전해진다. 사람들은 절망하고 분노한다. 하지만 이른바 소수자로 불리는 장애를 가진 여성들은 아주 예전부터, 언제나 세상이 뒤집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우리가 뒤집고자 하는 세상은 소수의 억압받은 사람들이 오히려 특혜를 받고 다수의 이른바 평범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그런 세상이 전혀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1%의 지배층을 끌어내리고, 지배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그 권력에 자신의 의사를 위탁함으로써 자신이 이 사회에 안전하게 포함되고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다수의 인식들을 뒤집고자 하는 것이다. 다수의 국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정치인을 뽑고, 자신의 운명마저 지배자들의 탐욕에 위탁하는 그 의존성을 벗어나야 한다.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빈곤하고 정상성에서도 벗어난 우리 소수자들에게 사회는 복지제도에 의존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하지만, 그것은 권리와 의존에 대한 대단한 착각이다. 우리는 우리 존재 자체를 위탁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과연 누가 의존적인가? 또한 이 세상에 여러 겹의 불평등과 억압이 겹쳐져 있지만 우리는 장애여성의 존재를 지우는 비장애인중심성과 남성중심성을 함께 지적한다. 한번도 온전히 실현된 적 없는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 오늘도 우리는 촛불을 든다.

우리는 ‘문제로 정의된 사람들이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질 때 혁명은 시작된다.’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는 자주 여성임을 부정당하지만 우리는 사회에서 규정하는 여성의 기준에 맞출 생각이 없다. 박근혜 여성대통령은 우리에게 그 어떤 의미도 없었다. 우리는 여성에게 강제적으로 할당되는 자리와 역할을 거부하고, 여성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자주 무능력하다고 규정되지만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의 기준에 맞출 생각이 없다. 우리는 존재 자체로 존엄성을 인정받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 우리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양한 소수자들과 함께 이 사회의 문제점을 밝혀냄으로써 우리 사회의 본질을 폭로할 것이다. 박근혜라는 최악의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그 다음에 차악의 대통령을 세우는데 만족하지 않는다. 억압받아온 사람들의 역사는 훨씬 길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인간다운 삶을 만들기 위해서, 페미니스트-장애-퀴어 정치를 갱신해가면서 계속 목소리를 높이고 살아나갈 것이다. 광장과 거리에서 우리의 존재가 모욕당하지 않고, 헌법적 가치에 우리들의 얼굴이 새겨질 때까지 이 싸움은 지속될 것이다. 오늘은 그 싸움의 여러 날 중의 하루이자, 박근혜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중요한 날이다. 민중이 총궐기하는 오늘, 우리는 우리의 속도와 방식으로 역사에 참여할 것이다.

2016년 11월 26일
장애여성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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