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공감 웹소식지 [구불구불 세 번째 독립] 공간이동 특집호②> 구불구불 함께 채워갈 세번째 독립!

구불구불 함께 채워갈 세번째 독립!

진성선(장애여성공감 활동가)

고덕동 시절을 지나 천호동까지 이어진 장애여성공감의 독립 이야기는 늘 흥미로웠습니다. 장애인을 반기지 않는 주변을 조직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 온 여러 전략들, 완벽한 공간을 원하진 않지만 절대 타협할 수 없었던 조건들, 그리고 가장 장애여성공감다운 공간과 문화를 고민하며 쌓아 온 흔적들이 천호동 사무실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천호동에서 보낸 8년은 저의 첫 사회생활이었고, 첫 독립이었으며, 첫 동료들과 수많은 ‘처음’을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장애여성으로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배우고 움직이면서 수많은 비·장애여성들, 그리고 연대하는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회원님들을 만나고 환대하며 활동했던 공간을 떠나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휠체어, 침대, 바닥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감을 찾는 회원들이 많아지고 활동도 다양해지면서, 우리가 머무는 공간도 변화들이 필요했습니다.

<사진 1. 2025년 16기 장애여성학교 미술반 활동사진. 참여자들이 바닥에 눕거나 앉아서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사진 1. 2025년 16기 장애여성학교 미술반 활동사진. 참여자들이 바닥에 눕거나 앉아서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이사를 계기로 새로운 공간을 채워가며, 천호동에 켜켜이 묵혀둔 짐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사를 결심한 이유중 하나는 장애여성들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한껏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몸과 몸이 만나는 일이 추상적인 말로만 남지 않도록 고민해왔습니다. 말이 아닌 몸으로 소리를 내고, 서로에게 기대고, 활동지원을 주고 받으며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 다른 몸들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배웠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휠체어에서 편안하게 내려올 수 있는 공간’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활동공간 한켠에는 누구나 안전하고 존엄하게 활동지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자리, 장애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 좀 더 편안하게 머물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완벽하게 세팅된 공간이 아니더라도, 구불구불 함께 만들어 갈 세번째 독립 이야기 궁금하시죠? 더 많은 장애여성, 연대하는 활동의 동료들이 이 공간에 모여 맛있는 다과도 나눠 먹고, 일상을 나누며 쉬어가는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공감에서 만나요! 

<사진 2. 2023년 거리로나가자 캠프 활동사진. 참여자들이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천장에는 조명이 켜져있다.>

<사진 2. 2023년 거리로나가자 캠프 활동사진. 참여자들이 바닥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천장에는 조명이 켜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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