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 (장애여성공감 사무국 조직교육팀)
회원조직화에 대한 고민
장애여성공감은 초기부터 회원들의 엄청난 역동과 열정으로 장애여성운동을 만들어왔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을 바탕으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회원들의 힘은 지금까지 장애여성공감을 지탱해온 중요한 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조직을 지향하는 단체라면 다들 그렇듯이 ‘회원 조직화’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공감 회원 조직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되었고 회원들의 구성도 예전보다 탈시설 장애여성, 지적장애여성의 비중이 더 커졌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걸까? 회원 자치 역량은 어떻게 강화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까? 회원들이 ‘활동을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이처럼 계속되는 질문들은 끝나지 않기 마련이지만, 특히나 작년부터 ‘회원 조직화’라는 주제는 장애여성공감의 뜨거운 감자(?)였다.
‘나는 공감 회원인가?’
최근에는 공감 회원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한 분들도 많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프로그램 참여자로, 상담 내담자로, 활동보조 이용자로 공감을 처음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회원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만나면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게 되고, 사무실에 오게 되고, 공감의 행사가 있을 때도 오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우리는 그 분을 공감의 회원으로 생각하게 되는 흐름이랄까. 하지만 본인도 스스로를 ‘장애여성공감의 회원’이라고 생각할까? 우리는 ‘회원’이라는 멤버쉽을 어떻게 만들고 단단하게 이어나갈 수 있는 걸까?
프로그램 참여자, 내담자, 활동보조 이용자 등 다양한 통로로 공감을 알고 만나게 되는 분들을 회원으로 조직화하고, 센터를 초월하여 공감 전체적인 멤버쉽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이 회원 월례회의였다. 한 달에 1번 진행되는 회원 월례회의는 3,4년 전과 비교하여 많이 안정화되었지만 그 사이에 일상 교육공간인 장애여성학교의 수업들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면서 월례회의 고유의 목적과 역할은 혼란스러워졌다. 그리고 월례회의는 토요일 낮에 진행되는데, 일상적으로 공감에 2~3번씩 오게 되는 회원들은 주말에는 오기 힘든 반면, 주중에 오기 힘든 회원들은 월례회의 때 참석하여 사람들과 만나고 공감의 활동 소식을 공유하기도 한다. 2012년 하반기에 회원들의 월례회의 참석율이 저조해지면서 우리는 그동안의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여 회원 모임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회원 정기모임과 소모임
2013년부터 회원 월례회의는 회원 정기모임으로 전환된다. 전체적으로 모든 회원들이 만나고, 신입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공감의 활동 내용을 공유하는 정기모임은 연 4회(2월 총회, 4월 기획 모임, 8월 상반기 리뷰 모임, 12월 송년회 예정)로 진행된다. 대신에 회원 소모임을 일으켜 보기로 했다. 언제부터인가 일이 많아지고 바빠지면서 공감도 회원/활동가의 구분이 명확해졌고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만나게 되니 활동가=진행자 / 회원=참여자의 구도가 더 공고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의식이다. 서로 좀 더 편하게 만나면서 끈끈해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수요일에 만나서 활동보조에 대한 고민을 만나는’ 수활보(가칭), ‘목요일에 만나서 장애여성 관련 영화를 보자는’ 목영화(가칭)를 띄워보기로 했다. 수요일 저녁마다 모여서 성에 대해서 수다를 떨었던 전설의 소모임 ‘수저모’의 정신을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잘 성사된다면 교육장에서 뽀글뽀글 만나고 이야기하는 소모임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정회원 밀도 높이기! 후원회원 거리 좁히기!
회원 조직 체계에도 약간의 변화를 두고자 한다. 기존에 회원/후원회원으로 구분하던 체계를 일반회원, 정회원, 후원회원으로 좀 더 세분화하였다. 공감의 사업과 운영을 함께 고민하고, 활동을 같이 만들어나가는 정회원분들의 멤버쉽을 강화하고 밀도를 높이면서, 15주년을 맞이하여 지금까지 큰 힘이 되어주신 후원회원분들과 거리를 좁히는 것이 2013년 사무국 조직교육팀의 중요한 목표다. 공감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회원분들이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