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성폭력 사건의 올바른 수사/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지난 8월 18일 오전 11시,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는 전국의 장애인상담소들과 힘을 모아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성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장애여성공감이 힘껏 연대하고 있는 연대체인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이하 전성협)’의 장애인상담소 권역에서 얼마 전(8월 12일) 성명서를 발표했죠? (공감 홈페이지에도 올라와 있답니다.) 이번엔 그 기세를 몰아 여성가족부와 전 사회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여성가족부 앞에 언론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 이름도 긴,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을 올바르게 수사․판결하고,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과 현수막을 손에 손에 들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무척 무더운 날이었답니다. 서울을 비롯하여 청주, 대전, 천안, 아산 등지의 성폭력상담소 및 보호시설 총 9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뜻으로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본 얼굴, 처음 보는 얼굴들, 인사를 나누며 피씨를 나눠들고 현수막을 펼쳐 들었습니다.
청주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 권은숙 소장님이 사회를 보시고, 전성협 장애인상담소 권역 대표이신 서울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 민병윤 소장님, 청주 천주교회 피해자보호시설 모퉁잇돌 송은주 원장님, 그리고 성폭력 피해 지적장애여성의 어머니 한 분께서 목소리 높여 발언해 주셨습니다. 발언문을 읽다가 울먹이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의 대표 배복주 활동가도 10년간 장애여성 반성폭력운동을 해 온 활동가로서 훌륭한 발언을 해주셨는데요, 지적장애에 대한 전사회적 이해와 감수성이 높아져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해 주셨답니다. 짝짝짝 🙂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소리는 왠지 생각보다 작았으나… 모인 마음은 엄청나게 컸으니 멀리멀리 퍼져 여성가족부 꼭대기까지 닿았을- 거라 믿어 보고.
끝으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습니다. 낭독은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 소장 황지성 활동가와 경원사회복지회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정은자 소장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가 정부 및 사회에 요구한 것은?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예방대책과 피해자 지원체계를 구체적으로 마련하라.
-수사기관 및 재판부는 지적장애청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을 올바르게 처벌하라.
-장애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방관하고 있는 사회는 인식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기자회견 한 번으로 단박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죠.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겠습니다.
처음엔 그늘에서 시작했는데. 햇볕이 자꾸만 따라와서 괴롭혔습니다. 자리를 옮겨도 또 저렇게 가혹하게 내리쬐는 햇볕…. 우리의 모습을 ‘백일하에’ 드러내고자 하는 하늘의 도움이었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사진엔 없지만 마지막으로, 이렇게 모인 전성협 장애인상담소 권역 활동가들, 그냥 갈 순 없다! 라고 외치며 여성가족부에 면담하러 올라갔답니다. 여성가족부 국장 및 사무관들과 만나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9월 15일에 여성가족부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할지, 전성협 장애권역 안에서 더 논의해볼 예정이랍니다.
상담소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느꼈답니다. 수사기관의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피해여성들이 어찌나 곤란을 겪었던지, 가야 할 쉼터가 부족하여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바뀌어야 할 일이 산더미인 것 같습니다.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더 이상 ‘또 충격적인 사건’ 정도로만 남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급한 문제이고 분노스러운 일이지만, 가해자 처벌만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다가가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구요, 반성폭력 운동과 장애인차별철폐운동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애여성공감도 계속 힘을 내 활동하겠습니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