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사무실에서의 마지막과 새로운 시작을 여는 총회
조경미(장애여성공감)
2025년 2월 22일 토요일 11시 장애여성공감 제24회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정기총회는 정회원 79명 중 45명 참석으로 개최되었습니다. (현장 참석 24명, 위임 21명, 참관 20명)
[사진 1] 접수대에서 총회 참석자를 응대하고 있다.
윤석열 석방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선고 지연으로 안녕하지 못한 나날입니다. 민주주의와 사회 대개혁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이 모이는 매주 수, 토요일 광장에 장애여성공감도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날도 광장에 함께하고자 11시 다소 이른 시간에 총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바쁜 시기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가득 채워준 정회원들과 위임으로 총회를 지지해주신 분들 덕분에 제24회 정기총회가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참관으로 참여해 주신 반가운 얼굴들도 무척 감사했습니다.
공감을 창립한 회원부터 차기 정회원들까지! 공감의 26년의 역사와 활동을 만드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총회는 공감의 한해를 평가하고 계획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다양한 몸과 언어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활동 영상, 쉬운 식순과 PPT 자료도 이러한 변화를 고민하며 만든 우리의 활동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모든 활동을 나누기엔 단 하루는 우리에게 턱없이 모자라기에! 일상에서 활동을 이어가자며 완벽하지 않더라도 총회에 모인 서로에게 집중합니다. 그럼 지난 제24회 정기총회 현장에 함께 하실까요?
[사진 2] 장애여성공감 정기총회 쉬운 순서지이다. 시간, 무엇을할까요? 할일 순으로 총회의 순서와 이를 연상하는 이미지가 있다.
[사진 3] 동의, 재청을 연습하는 PPT 자료 화면이다. 회원이 손을 들고 있다.
[사진 4] 유진아 사무국장이 법인사무국 활동을 보고 하고 있다.
“000 동의합니다! 000 재청합니다!” 유진아 사무국장의 사회로 공감 총회의 오랜 전통인 ‘동의와 제청’을 연습합니다. 이진희 공동대표가 의장으로 선출되고 총회 순서가 통과되었습니다. 이번 총회의 안건은 2024년 사업 및 예산 승인, 이사와 대표, 사업, 회계 감사 인준, 2025년 사업 및 예산 승인이었습니다.
공감은 2024년 ‘돌봄-탈시설-섹슈얼리티’를 주요 의제로 탈시설-탈가정-반성폭력 운동을 현장에서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2024년은 돌봄, 탈시설, 성과 재생산 권리 전반에서 정책의 탄압을 마주한 해였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조례, 권리중심공공일자리와 거주시설연계사업이 폐지하고, 성폭력 무고죄를 강화하고, 장애아동청소년 성인권 예산 전액을 삭감시켰습니다. IL센터를 ‘자립생활지원시설’로 편입시키는 장애인복지법 개악안이 통과되고, 서울시는 장애인활동지원 재심사란 법적근거 없는 차별행정으로 권익옹호 활동을 위축시켰습니다. 법인사무국은 투쟁으로 일군 장애인활동지원, IL(장애인독립생활)운동, 반성폭력운동 현장의 제도화를 경계하며 운동성을 잃지 않기 위한 내외부 변화를 토론했습니다. <15기 장애여성학교>와 반차별 자조모임 <반가워만세팀> 등의 조직활동과 장안의 화제였던 춤추는허리 첫 웹드라마 <눈치컷(CUT) 너를 웃기고 싶다! 농담>, 인권상담, 교육 및 외부활동, 연대의 활발한 활동을 보고했습니다. 최근 지자체 현장 점검에서 혐오를 기반으로 한 악의적인 판단에 회원들과 분노를 나누며, 이를 정면돌파하는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사진 5]공감이 참여한 다양한 집회 사진들이다. 가운데에 ‘차별과 혐오가 있는 곳에 공감이 간다!’가 적혀있다.
반가운 소식으로 후원회원 증가를 보고하였습니다. 2024년 월 평균 후원자 수 489명으로 전년도 대비 2.7% 증가했고, 총 기부액도 전년도 대비 11% 증가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도 공감의 활동을 후원으로 지지해주신 후원회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 6] 나무 상담소장이 상담소 활동을 보고 하고 있다.
상담소는 조직 내 성폭력 사건에 피해자와 함께 싸웠고 수사법적인 가해자 처벌을 넘어 불평등한 조직문화의 변화의 중요성을 나눴습니다. 피해자지원 방식이 제도와 정부가 요구하는 데 머물지 않기 위한 상담활동의 관점도 지속적으로 토론했습니다. 정부는 일방적으로 젠더 폭력 피해 지원 통합 정책을 내세웠고, 이에 반대하는 성평등 관점의 통합성으로 대응했습니다. 강간죄 개정 운동에 함께했으며, 장애여성반성폭력 운동에 연대하는 변호사들과 공감의 탈시설 – 인권상담현장과 협력하여 ‘동의’ 할 수 있는 조건과 기반, 의사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습니다. 발달장애여성 자기옹호활동 놀이터에선 장애,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 연애 등 다양한 컨텐츠에 대한 수다를 통해 내가 원하는 성적즐거움을 상상했습니다.
[사진 7] 진은선 숨센터 소장이 활동을 보고 하고 있다. 나무 활동가가 마이크를 조력하고 있다.
숨센터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부산, 대구 지역의 장애여성들과 성과 재생산권, 건강권을 담은 장애여성 관점의 탈시설 독립 정책요구안을 만들었습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과 장애여성정책이 담긴 장애인권리정책 요구안을 만들어 총선 후보자들을 찾아갔습니다. 후보들이 장애인 권리 정책 만들도록 협약식을 맺고, 자치구의 역할을 제안하고 시민에게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탈시설 장애여성의 의료기기(목관)의 공급 중단에 맞서 숨 쉴 권리를 위한 투쟁을 가열차게 했습니다. 그 결과 희소·긴급 필요의료기기로 지정되어 내 몸에 맞는 의료기기를 요구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중증장애여성/남성들과 ‘몸으로 만나는 탈시설 캠프’를 떠나고, IL과 젠더포럼에서 발표한 돌봄-섹슈얼리티 가이드라인(안)을 현장에서 돌봄을 고민하는 연대 단체들과 토론하며 돌봄을 주고 받는 관계의 약속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김미진 사업감사와 권오현 회계감사의 애정과 지지를 담은 감사평까지, 2024년 사업과 예산이 모두 승인되었습니다.
[사진 8] 이진희-타리-조미경 이사 순으로 꽃다발 손그림을 들고 있다.
[사진 9] 윤명식 이사가 줌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다음으로 윤명식, 조미경, 이진희, 나영정(타리), 서지원, 황지성 이사가 연임 의지를 밝혔고, 회원들의 동의와 제청으로 공감의 든든한 이사회원 동료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윤명식 이사님이 있는 제주도에서의 캠프를 기약하며! 이사 회원들은 30주년까지 공감의 활동을 지지하며 함께하겠다고 밝혀주셨습니다. 잠시 휴정시간을 갖고, 조미경 이진희 두 공동대표가 대표 후보로 섰습니다. 공동대표 연임 또한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습니다.
“정말 저는 공감이 너무 중요해요. 장애여성공감이 장애여성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그만큼 대표라는 역할이 소중한 만큼 무게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대표로서 이진희 님이 너무나도 든든하게 공감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뇌출혈로 인해서 사실 대표라는 역할이 제 마음과 달리 한계가 생겼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진희 대표님과 그리고 우리 동료 회원님들 제가 더 이상 멈추지 않고 지금도 운동을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으아 투쟁!!”
조미경 공동대표의 소감
장애여성공감 30주년을 앞두고 이사 갑니다
공감은 어느 때보다 더 공감다운 활동과 방향에 대해 질문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위기에 맞서 다른 세계로 열 수 있는 방향으로 ‘상호 의존과 상호 돌봄’을 고민합니다. 취약하고 이질적이라고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시설화된 일상을 사는게 아니라 취약함으로부터 사회를 변화시키는 실마리를 찾고 싶습니다. 장애여성들과 모이고, 대화하고, 듣는 자리를 더 적극적으로 만들며 현장의 실천 과제와 정책의 변화를 연결하는 작업들을 올해 계획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소식!! 올해 세번째 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더 많이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이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감을 지지하고 다양한 온도와 거리로 후원해준 분들을 더 만나보려 합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1부의 순서를 마치고 2부에선 감사패와 회원들과의 인사와 식사 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사진 10] 조미경 이진희 공동대표와 최현정, 정혜선이 하트를 하며 감사패와 손수그린 꽃다발을 들고 있다.
최현정 님과 정혜선 님께 감사패를 드렸습니다. 두분 모두 현재 상담소 운영위원으로서 오랫동안 장애여성 인권과 관련된 법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집중해서 싸워 주셨습니다.
최현정님은 어느새 9년째 이어진 공감과의 연대 경험이 교과서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고, 마음 속의 비빌 언덕 같은 자리라며 공감과의 인연 소회를 나눠주셨습니다. 앞으로도 공감의 동료로서 계속 투쟁을 결의해주셨습니다.
정혜선님은 공감 덕후를 수줍게 고백하며 총회에서 회원들과 웃으면서 활동을 돌아보니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이사를 위한 후원 홍보 의지와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고 자주 만나면 좋겠다고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두 분에게 발달장애여성 회원활동가 빨강님이 손수 그린 꽃다발과 ‘장애여성공감 ♡ 최현정’, ‘장애여성공감 ♡ 정혜선’ 공감과의 찐한 연대를 새긴 만년필을 드렸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나누는 인사
[사진 11] 고숙희 회원이 소감을 나누고 있다.
가장 먼 부산에서 총회 참석을 위해 올라온 차기 정회원 고숙희님은 2022년 부산 장애인 인권 단체 조직내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며 현재까지도 싸우고 있는데요. 공감과 이진희 대표의 많은 연대와 지지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곧 발간을 앞두고 있는 숙희님의 에세이책 북 콘서트를 꼭 공감과 하고 싶다고 제안해주셨습니다. 부산 조직내 성폭력 사건을 직면하고 공론화하는 것은 반성과 책임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장애여성반성폭력운동을 해나가기 위해 실패한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만나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장애여성이 정치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힘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주먹밥, 씹고 삼키기 편하도록 토마토 포도 하나하나 껍질을 깐 샐러드, 호흡 소리로 응답하는 회원에게 귀기울여보는 잠깐의 조용한 시간, ‘빨리빨리!’ 적정한 순간에 총회의 진행을 돕는 커트!(CUT) 천호동 사무실에서 마지막 총회, 이곳에서 함께 스며들고 호응했던 역사를 기억하며, 새로운 터전에서 더 구석구석 만나는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해주세요!
[사진 12] 2025년 제24회 장애여성공감 정기총회 단체사진. 현수막을 앞으로, 공감의 회원, 활동가, 연대하는 분들 모두가 있다. 주먹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