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는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라!
정주희(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공감은 지난 11월 1일 강동구에 사는, 일상을 보내는 회원들과 모여 강동구 권익옹호활동 회원모임을 진행했다. 요구안 속 권리들을 일상에서 이야기 해왔던 일곱빛깔 무지개, 만세팀과 내 하루를 나답게 살기 위한 이야기들을 함께 정리해 보았다. 공공일자리, 탈시설, 활동지원, 지원주택 등등 늘 함께 이야기해 왔던 권리라 척하면 척! 쓱쓱쓱 적어내려갔다. 강동구청도 집 근처라서, 지나가면서 보이는 곳이라 우리에겐 익숙하다. 강동구청이 강동구 지역의 약속, 조례를 만들고, 강동구에 쓰이는 돈을 관리하는 곳이라는 것도 우리는 작년 모임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강동구에서 장애인 권리를 위해 하는 일은 뭐지? 우리가 강동구청에 들어 가본 적은 있나? 우리가 사는 강동구, 지역구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건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이다. 그런데 강동구에 살아가는 장애여성들은 강동구가 차별 없는 혹은 평등한 지역사회라고 체감하기 어려웠다.
[사진 1] 강동구 권익옹호 회원모임 진행 사진
그래서 우리는 강동구에 사는 일에 대해 나눴다. 한 회원 분은 탈시설하고 난 뒤 가장 다른 점은 내 방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집만 있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 일자리를 구하려 해도 기초생활수급에 걸려 충분한 돈을 벌 수가 없다. 식비라도 충분히 쓰고 싶다. 내가 일할 장소가 이곳에는 많이 없다고 말했다. 일을 하고 싶지만, 그래서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을 말하였다.
“일자리 저한테 맞는 걸 못 찾아서. 아직은 해보고 싶은 일, 좋아하는 걸 못 찾았어요. 해본 일도 (거기 있던) 사람들이 싫어요. 몇 분은 착하신데 반말. 시키는 느낌. 내 말 안 듣고.”
생리대와 산부인과는 어떤가. 우리는 생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양이 많은 사람, 적은 사람, 장애로 하지 않는 사람 등 다양했다. 생리통도 모두가 다르고, 구하는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사람마다도 이리 다른 생리인데 생리용품이 너무 비싸고, 한정적이다. 일자리를 구하기도, 월급을 받기도 어려운데 생리대와 약은 너무 비싸고, 산부인과는 가지 못한다. 주기가 달라, 왜 나는 안 하지 내 몸에 대해 느끼고 있지만 왜 그런지는 알지 못한다. 산부인과를 가도 나를 보며 말하지 않거나, 진찰대에 눕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했다. 천천히 내게 내 몸을 알려주고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지체장애인도 누울 수 있는 의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교육이 필요하다. 내 몸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청소년도 장애여성도 누구나 성교육이 필요하다.
질문과 의심받는 장애여성의 몸
“진짜 어이 없었어요 질문지가 다 이상해. 아니, 일은 물어볼 수는 있겠는데 결혼 언제 하냐는 건 진짜. 내 사생활을 알려줘야 하니까 진짜 화가 나요.”
주민센터, 구청은 장애여성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사람들일까? 회원들은 구청, 주민센터에서 조사를 나와 받았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었다. 가족과 동석한 발달장애인 조사에서 일에 대해 묻기도 했지만, 너무 많은 사생활을 요구했다. 연애는 하고 있는지, 데이팅 앱은 쓰는지, 결혼은 하고 싶은지, 예, 아니오 선택지 중에 아니오를 택하면 다시 생각하길 이야기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내 사생활을 알려줘야 하니 화가 났다. 조사를 마치고 싶은 마음에 네를 다 체크했고, 내가 필요한 것도 말했다. 그런데 이후에 달라지는 건 없었다. 간간히 오는 안부 연락 외에 차이가 없다. 한 회원은 발달장애인이 돌아다니니 확인하러 오는 건가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더 말하러 나갔다. 강동구청 앞으로, 우리들의 요구가 담긴 피켓, 전단지를 만들어 나왔다.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강동구청에 요구를 담은 포스터를 뿌려놓았다. 우리가 한 걸 사람들에게 나눠줄 때의 뿌듯함. 강동구청에 사는, 살지 않는 사람들은 전단지, 피켓을 더 출력해 가져가거나, 공무원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일곱빛깔 무지개에서 노래가사로 우리 얘기를 만들고 싶은 활동 아이디어까지. 짧은 기자회견이 되려 아쉬운 마음이었다. 우리는 계속 간다. 내년엔 더 같이 준비할 수 있는 활동으로 더 많이 모아 나가려 한다.
“전단지를 빨리 끝나서 아쉬웠어요 (맞아) 사람들이 받아줘서 고마웠어요 (맞아 맞아) 어떤 사람들은 안 받고 가는데”
“회원모임 할 때 이렇게 필요한 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고 강동구투쟁을 또 한다면 또 나눠주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 오신 회원님들과 함께 해서 좋았고 우리가 요구한 걸 잘 전달해줬으면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동네에도 이런 거 있잖아요 우리 동네에도 붙이면 방법 한 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사진 2] 오세훈 서울시장이 외면한 장애인권리, 강동구청은 보장하라! <강동구 장애인권리정책 및 예산 촉구 기자회견> 진행 사진. 회원모임에 참여한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사진 3] 장애여성공감 회원이 만든 포스터
강동구 우리 얘기를 들어라
일자리 : 일을 해야 휠체러 사고, 고칠 수 있다.
일자리가 있어야 먹고 산다. 옷을 산다. 먹고 싶은 거 먹고 쇼핑하고
교육: 내 몸에 대해 알고 싶어서. 청소년 성교육 받을 수 있다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길, 엘레베이터 : 계단이 너무 많고 이동하는 게 많아서 엘레베이터 필요하다
유모차 다친 사람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탈 때 좀 양보해 줬으면 좋겠다.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살아가자는 약속: 내 말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똑바로 하라고 지적한다. 나를 보지 않고 이야기한다. 장애인이라고 무시한다.
활동지원: 어디 갈 때 같이 가는 거 필요해. 반찬 만들 때 활동지원사 필요해. 출퇴근 필요해. 밤에 필요해.
탈시설: 시설 밖으로 나가자.
산부인과, 생리대: 산부인과 만들어라. 의자 불편하다. 비용이 비싸다. 생리대가 없을 때 불편하다.
집: 월세 비싸다.
[사진 4] 장애여성공감 회원이 만든 전단지
여기 강동구청 잘 들어라!
탈시설: 나와서 내 방을 갖는 것 수급비 생활비 두 배 정도 늘리는 것. 식비도 넉넉하게 사고 싶다! 1인가구 2인가구 장애종류 등급 상관 없이
생리대와 산부인과: 생리대를 여러 가지 주었으면 좋겠다. 천천히 말해주고 알려주고 여자 선생님. 지체 장애인이 누울 수 있는 의자가 필요하다
일자리: 주민들에게 할 수 있는 만큼 일자리 수급비 깎이지 않고 아르바이트나 다양한 회사를 다니면서 좋은 직업을 찾는다. 느리다고 못한다고 뭐라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게 같이 방법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는 일자리.
활동지원: 활동지원 선생님과 둘이서 해결하기 어려울 때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센터 필요해. 센터 지원 더 필요해!
활동지원 선생님들 다양한 연령대 있으면 좋겠고 선생님 월급 좀 올려주면 좋겠다.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사진 5] 장애여성공감 회원이 만든 포스터
내가 살고 싶은 강동구
시설이 아니고 같이 나와서 사회생활도 같이 하고 장애인도 보게 문화생활을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
시설을 다 없앴으면 좋겠다
장애여성이 친구 좀 만날 수 있게 일 집 달라
일자리 구하고 독립 구하고 함께 살아가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함께 갈 수 있다!!
장애여성도 친구가 많이 사귈 수 있는 강동구
강아지랑 살고 싶다, 소원!
장애여성도 혼자 살 집이 필요해
(디자인 설명: 핫핑크 바탕에 중앙에 하얀 울퉁불퉁한 도형이 있다. 그 위로 적힌 색색의 손글씨들. 하단에는 장애여성공감 회원들이 그린 그림이 있다.)
[사진 6] 강동구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정책 및 예산 촉구 기자회견 전단지
강동구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정책 및 예산 촉구 기자회견
강동구는
강동구의 장애인 탈시설 및 자립생활 권리 보장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입니다. 강동구에는 18,771명의 장애인이 거주(2023년 기준)하고 있어,
이는 전체 구민(465,807명 *2024년 10월 기준)의 약 4%에 해당하지만,
2024년 강동구 예산(1조 1,268억 원) 중 장애인권리예산은(15억 4448만 원) 약 0.14%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장애인의 활동 지원,
자립생활센터 및 주거 지원, 장애인 일자리 및 평생교육 지원 등이
여전히 매우 부족합니다.
우리의 요구
▲자립생활권리: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구비 추가 지원 확대
▲탈시설권리: 강동구 장애인 자립생활·탈시설 지원 조례 개정
▲노동권: 강동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도입
▲교육권: 강동구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설치 및 지원
▲장애여성 성·재생산 권리보장: 강동구 장애여성 기본 조례 제정 및
장애친화 산부인과 설치 및 운영 지원
▲차별금지 및 인권 보장: 강동구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제정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장의 책무입니다. 강동구가 차별 없는 평등한 지역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투쟁에 함께 연대해주세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강동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