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총회 리뷰 – 춤추며 되새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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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며 되새기기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활동가 이은지
 
 
 
총회, 한 해의 활동을 보고하고 예산을 의결하는 자리.
머릿속에 총회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들었던 생각이다. 딱딱한 자리일 것 같은 총회는 공감 교육장을 떠나 강동구청 대강당이라는 외부 장소에서 진행하게 되면서 마음 속 무게감이 한층 짙어졌었다.
총회를 준비하면서 공감의 시기별 조직구조 변화와 활동가조직, 회원조직이 어떻게 다른지를 학습하고, 또 현재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이번 총회는 이슈를 나누고 의미를 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광화문 농성장 현수막을 꾸미고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리본 목걸이를 만드는 등의 준비를 했다.
 
회원모임, 송년회, 프로그램 등 여러 자리에서 회원들과 함께했지만, 총회는 그 어떤 자리보다 더 많은 회원이 함께한 자리였다. 익숙하지만 반가운 얼굴들, 낯설지만 반가워질 얼굴들로 구청 대강당은 가득 찼다. 춤추는 허리와 일곱빛깔 무지개의 공연이 이어지고 함께 웃고, 떠들고, 듣고, 먹고. 총회 자리는 꼭 학교 동문모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주 모이진 못해도 마음을 나눈 사람들끼리 공감하며 즐기다 갈 수 있는 그런 자리.
지난해 활동 설명과 올해 활동 계획을 들을 땐 때론 강의와 공약 시간 같기도 했고, 빠르게 흘러가는 여러 순서들 속에서는 공감의 바쁜 일상이 묻어나왔다. 한 두 마디의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담론과 빽빽한 사업은 프로젝터 화면을 채우고, 또 회원들의 박수와 웃음도 대강당을 채웠다.
 
테이프범벅으로 고정시킨 대형 현수막, 라벨지와 인내력테스트를 한 결과물인 벽보, 전략적 구상과 근력의 합작품인 테이블 세팅 등 구석구석 활동가의 손길이 뻗어있던 총회는 걱정과 달리 너무 분주하지 않으면서도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총회를 준비하기 전의 무게감은 자리를 옮겨서 또 다른 고민으로 자리 잡았다.
일 년 예산이 머릿속에 엑셀로 콕콕 박히지 않더라도 공감의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에 많은 회원이 함께 모이는 자체가 참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회원님들의 마음속에 공감의 활동은 어떤 색과 어떤 느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까. 예를 들면 발달장애인 회원과 비발달장애인 회원의 소통방식이 다르고, 공감의 오랜 회원과 이제 공감을 알게 된 회원이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다. 어떤 언어로 우리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음악으로 같이 춤을 출 수 있을까.
 
총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장애여성공감이라는 조직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된 동시에 그만큼 고민의 무게도 무거워졌다. 하지만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면서도 의미를 되새기고 또 그러한 과정들을 활동과정에서 즐겁게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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