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회원모임 리뷰_ 민주주의 꽃 투표, 함께 틔워보기
김다정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지난 4월 9일, 올해 첫 회원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함께 선거의 의미와 절차에 대해 알아보며. 우리는 어떤 가치를 소중히 하는지 또 우리가 소중히 하는 가치들을 공약을 통해 약속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지 함께 생각해보았습니다. 투표를 연습해보기 위해 직접 만든 가상의 후보와 정당에 투표해보는 모의투표도 진행하고, 4월 10일에는 사전투표장에 함께 다녀왔습니다.
나와 선거 연결해보기
“우리는 왜 투표를 할까요?” 회원모임은 선거가 갖는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며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선거는 우리를 대표하여 법을 만들 국회의원과 정당을 뽑는 선거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법과 제도에 담으려면 꼭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존과 달라진 점들, 이번 선거의 특징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짚어보았습니다.
누구에게 투표할지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는 어떤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는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온 소중한 가치들을 이야기해보고, 그 가치들을 각자 준비물로 가져온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며 찾아 동그라미 표시해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인권을 이야기해.”, “이 후보는 장애인 시설 폐쇄에 대해 말하고 있어 반가워.”, “이 정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한대.”. 많은 양의 공보물들이 처음에는 복잡하고 어려워 마치 미로 같았지만, 차근차근 친숙한 말들에 동그라미 치며 공보물에 담긴 내용들을 하나씩 짚어갔습니다. 어떤 사람이 우리의 목소리를 대표할지 생각해보는 것은 꽤 시끌벅적하고 흥겨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것, 낯선 것들이 내가 아는 것,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연결될 때의 즐거움 같은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후에는 선거 절차를 이해하기 위해 모의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역 절차가 추가될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공감 회원분들은 실제 투표처럼 떨리는 긴장감을 갖고, 참여했습니다. 투표소 입장 전 방역도 실제처럼, 투표의 절차도 진짜처럼 진행하였습니다. 실전 같은 진행에 “너무너무 떨린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도장을 잘못 찍으면 어떡하냐”며 걱정하기도 하며, 긴장과 떨림 속에 모의투표는 진행되었습니다. 투표 이후, 도장을 잘못 찍어 무효표가 된 것은 없는지, 또 투표장에 준비해가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으로 모임은 마무리했습니다.
민주주의 꽃, 참정권 틔우기
4월 10일에는 사전투표를 함께 하기로 한 회원들이 공감에 삼삼오오 모여 투표소를 방문하였습니다. 투표소에 들어가기위해 줄을 서있는 동안 어떤 나이가 지긋한 남성이 다가와 특정 후보를 찍으라며 일방적으로 말을 거는 일도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본인의 의견을 표현하는 그 태도는 굉장히 무례했습니다. 더구나 참정권을 행사하는 투표장에서 비밀선거의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니, 우리는 불쾌했고 회원들과 함께 단호한 말들로 거절의사를 전했습니다. 다행히 이후 별다른 일은 생기지 않았지만, 장애여성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일상에서 자주 겪는 일이긴 합니다.
방역절차를 거쳐 투표소에 들어갔습니다. 투표소는 주민센터 3층에 있었고 과연 전동휠체어가 이용할 수 있을까 싶은 작디 작은 엘리베이터가 접근성 구색을 맞추고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모의투표를 떠올리며 우리는 투표를 마쳤습니다.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사실에 기뻐하면서 “제대로 투표를 했는지 걱정된다.”며, “다음 선거가 기대된다”며 올해의 선거회원모임은 마무리 했습니다.
매번 간단하게만 생각해왔던 투표는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후보를 결정하는 일에도 투표소에 들어서기까지도 누군가의 투표길에는 아직도 많은 것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있는 참정권은 그것을 잘 행사하기 위한 환경이 없다면 그저 씨앗에 불과합니다. 선거가 진정한 민주주의 꽃이 되려면, 모두의 선거권 행사를 위해 어떻게 선거권을 보장해야할지 더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모두의 선거권을 제대로 보장받기 위한 날까지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