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웹소식지>기획>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리뷰_ 무지개 깃발을 휘날리며 연대와 변화를 멈추지 않기

 

420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리뷰_ 무지개 깃발을 휘날리며 연대와 변화를 멈추지 않기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들

요즘 공감에 오는 모든 회원과 활동가는 마스크를 끼고, 매일 열을 체크하고, 손을 깨끗이 씻으면서, 방역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의 많은 것들이 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기에 장애인이 사회에서 격리되어 거주하고 있는 시설이라는 공간이 집단생활 등으로 인해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가 크게 드러났고 각자의 일상 속에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지원서비스가 당장이라도 중단될 수 있겠다는 불안감과 내가 확진자가 되었을 때 도움을 어떻게 요청해야 할 것인지와 함께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을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겪어오는 일은 단순히 코로나19때문에 일어난 일시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그동안 차별받고 있던 사회적 약자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고 쉽게 확인된다.  

물리적 거리두기, 사회적 단절이 아닌 차별에 맞서기

이런 긴장 속에서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을 준비해나갔다. 무지개 색 깃발과 손수건을 함께 들고 거리로 나섰고 비바람이 불고 꽤 추운 날씨에도 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은 물론이고 끈과 끈 사이 2미터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행진을 시작했다. 장애인이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아닌 차별에 목소리내고, 변화를 요구하고, 저항하는 존재로서 장애인거주시설 폐지, 노동권보장, 활동지원 65세 연령제한 폐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과정에서 경찰은 반복적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적인’ 집회이기 때문에 해산하라는 방송을 내보냈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에 따라 집회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시 처벌한다고 했다. 감염병은 집회금지가 정당한 이유가 되었고 보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의견이 소통되는 것을 차단했다.이 곳에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보다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방해하고 불편을 끼치는 존재로 치부했다. 코로나19가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에 집단으로 모이는 것에 두려움이 커졌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인 고립과 단절이 아닌 물리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차별의 문제에 맞서 연대해야함을 이야기 했다.

더 크게 목소리내며 함께 연대하기

코로나19로 소수자들이 목소리 낼 수 있는 자리들이 제한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비난받아야 하는 일이 되었고  방역에 소홀히 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개인의 문제로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된다. 이런 분위기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을 가려버린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며, 우리의 목소리가 더이상 위축되어서는 안된다. 이번 420투쟁은  물리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시대의 서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면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계속 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번 집회에서 방역을 위해 온 몸을 무장하고 동료들과 앞뒤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이전 집회와 다른 낯선 느낌을 주기도 했다. 우리는 그동안 삶을 자유로울 수 없게 하는 구조적 문제에 맞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고 변화들을 만들어왔고 집회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연대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가능해졌다. 국가는 집회를 쉽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법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권리를 보장할 지, 배제되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고민해야 해야 할 것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고 더 힘있게 변화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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