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우리의 역사가 되겠다
장애여성공감 회원 서주영
공감 성폭력 상담소는 발달장애여성들과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놀이터> 자조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연애, 섹스, 자위 등 장애여성들의 성적 욕망과 경험은 주변에 의해 교정되어야 할 일탈 행위로 여겨진다. 주변의 “위험해”, “하지마”라는 말은 장애여성의 욕망을 부정하고 다양한 관계로 상상하기를 가로 막는다. 그와 반대로 낯선 감각은 더 많은 놀이를 상상하게 한다. <놀이터>는 장애여성들의 있는 그대로의 욕망을 나눌 관계와 장소를 찾고자 한다. 처음 가본 곳에서 안 해본 것들을 하며 몸으로 부딪혀보는 것이다. 그렇게 올 여름 <놀이터>는4.3의 역사와 구렁비의 저항을 담고 있는 제주도로 떠났다.
놀이터 여름 캠프는 제주도 많은 역사들을 알게 되고, 별도 알게 되고, 투쟁도 같이 할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아쉬웠던 건 역사에 대해서 더 많이 물어보고 싶었는데, 조금 밖에 못 말해서 아쉬웠다. 캠프도 빨리 지나갔다. 왜 빨리 지나갔을까. 많은 걸 보고, 하고 그래서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내 일상은 사진 찍는 것 밖에 없다. 나의 일상 사진 찍기. 시간은 많이 가지만 그래도 많은 걸 담을 수 있다. 제주도 사진 신중하게 골라서 보낸다. 엄청 신중하게. 이 사진을 사람들이 좋아할까 안 좋아할까 엄청 많이 생각한다.
2025년 6월 3일~ 2025년 6월 5일, 자유를 꿈꾸는 놀이터 여름 캠프.
비행기 긴장은 됐지만 비행기 안에서 사진 많이 찍었다. 처음 타보는 거니까, 사진 많이 찍어서 가족한테 자랑하려고. 무서워서 가방을 꼭 잡고 탔다.
[사진2: 제주 4.3 평화 기념관]
4.3 박물관에 가서 잔디님한테 엄청 물어봤다. 역사 중에서 잔인한 게 동굴에 불을 붙여서
연기를 보내서 사람들이 질식해서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 엄청 슬펐다.
사람들 고문한 거 들었을 때 화가 났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고문한 거니까.
[사진3: 제주 별빛누리공원]
나는 별을 엄청 좋아한다. 별 행성을 엄청 많이 물어봤다. 별이 빨간색도 있고 초록색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진4: 검은여해안 앞 검은여여드렛당]
활동가가 동굴 안에서 촛불을 켜고 기도한다고 말해줬다. 바다로 간 배가 잘 돌아오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진영님, 코난님이 진짜로 기도했었다.
[사진5: 겸은여해안 앞 검은여여드렛당]
상미님 혼자서 뛰어가고, 발 담갔을 때 시원하다고 했었다.
[사진6 :제주 올레길 6코스, 검은여해안 앞]
제주도 길 가다보면 끈이 있다. 길 안내해주는 끈. 알려주던데요.
[사진7: 제주 서귀포, 정방폭]
폭포 내려오던 거 예뻤다. 근데 돌 바위 앞까지 가는 거 힘들었다. 상미님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맨날 앞장서서 가는 사람이 상미님이었다. 대단한 것 같다.
[사진8: 제주 중문 ICC 로터리 앞. UNEP 세계환경의 날, <탄소중립 역행하는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
제주도 제주2공항 투쟁을 했다. 햇빛 쨍쨍해서 너무 더웠는데 그래도 다 같이 해서 재밌었다. 그런데 웃진 않았다. 투쟁할 때 진지하게 하는 모습, 진짜 투쟁간 사람이니까. 그 느낌으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