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장애여성공감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했던 장애여성학교가 올해 1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개강식에 강사와 수강생, 담당자 등 다양한 역할로 함께하며, 지혜와 삶을 나눌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장애여성학교 배움의 길을 시작하다.
7월 9일 장애여성학교 개강식 참석 전 아침.
저녁 때가 되면 장애여성학교 개강식에 참석해야 한다. 아침부터 머리가 바쁘게 돌아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까, 강사소개 때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작년에 ‘춤추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했던 프로그램도 생각난다. ‘장애여성학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춤추는 학교’에서도 나는 한글반 수업을 맡았었다. 주1회, 중간에 방학을 몇 주 끼고 7개월간의 긴 시간동안 한글반 수업이 이루어졌다. 춤학교가 시작하기 전 강사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을까.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고, 나의 체력이 받쳐줄 수 있을 것인지 걱정스러웠다. 나름 큰 각오와 다짐을 갖고 한글반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올해 5월 말, 공감에서 한글반을 다시 맡아줄 것인지 물었을 때 나는 큰 고민 없이 하겠다고 했다. 그건 춤학교를 하면서 그만큼 내가 배우고 느끼고 얻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몸의 한계를 잘 알기 때문에, 내 실력의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에 여전히 염려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도 나는 함께하리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개강식 참석.
공감 사무실에 도착해서 인사를 드리고 교육장으로 들어선 나는 개강식 규모가 예상한 것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계속 사람들이 들어왔다. 익숙한 얼굴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얼굴들이 더 많았다. 점점 더 긴장되었다. ‘이따 무슨 말을 할지 빨리 정리해보자’라고 마음속으로 인사말을 계속 가다듬었다. 어딜 가든 자기소개 시간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나로서는 미리 준비하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 이윽고 개강식 시작. 각 반 소개와 강사소개는 마지막 순서로 옮겨졌다. 한글반이 맨 처음에 소개 되어 있어서 내가 가장 먼저 하게 되었다. 준비한 말들을 꺼내놓았다. 인사 끝. 나는 속으로 꽤 놀랐는데 내가 생각보다 많은 말을 했고, 별로 떨지 않고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쉽게 위축되어 늘 떨리는 목소리로 힘들게 말하는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었다. 그것은 공감이 마련한 자리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 보아온 친근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나를 잘 안다는 생각, 나를 이해해줄 거라는 믿음으로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다. 개강식 공식 일정이 끝나고 반별 다과 시간에는 다시 수줍음 많은 사람으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개강식 이후, 수업 시작.
개강식 때 인사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장애여성학교가 공감의 오랜 활동이 열매를 맺을만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장애여성학교를 통해 장애여성들이 집 밖으로 외출하도록 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하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비)장애여성들이 더 많은 힘을 길러가고, 그 힘을 바탕으로 서로를 북돋아주는 연대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 나는 장애여성학교를 준비한 담당자들과 함께하는 참여자들, 강사들이 그 역할을 해내리라고 믿는다. 나 역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이제 수업 3주차. 참여자분들과 나는 아직 갈팡질팡하며 수업 시간에 헤매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헤매고 혼란스러워하며 지나간 길이 우리를 긴 여정의 도착지로 이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이 더위와 싸우며 ‘열공’해보자.
장애여성학교를 들어오게 된 동기….
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회원 오승희라고 합니다. 올해 장애여성공감에서 운영하는 장애여성학교 “연극반과 새내기 소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 신입배우에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극반 수업을 듣게 되었구요. 소모임은 많은 장애여성분들과 이야기 나누며 많은 정보를 얻고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연극반 수업을 시작한지 몇 주 안 되었지만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즐기며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즐거운 것 같습니다.
연극을 배우면서 얻고자하는 것은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는대요. 그것은 바로 장애여성의 삶을 또 저의 삶을 연극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지식을 쌓고 배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새내기 소모임에서는 리더도 해보는 기회도 있고, 이끌어가야 하는 일들도 있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모임 인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연령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인생선배들의 이야기 들으며 조언도 얻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자신감도 생기고 활력감 이랄까요? 그런 것도 생기더라구요.. 처음에 그 모임을 진행 해 보아라~ 라구 주어졌을땐 좀 당황하기도 하고 좀 떨리기도 했는데 막상하고 나니까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고 왜 하라고 했는지도 알겠더라구요.
저에겐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남들이 활발하다 하지만 전 정말 자신감이 없었는데 새내기소모임에서의 리더 역할 때문에 자신감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답니다.
1기 장애여성학교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하나. 장애여성 공부방
구분 | 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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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반 | 7~11월, 매주 수요일 7시 |
컴퓨터반 | 7~9월 매주 금요일 5시 |
연극반 | 7~11월 매주 수요일 2시 |
미술반 | 10 ~ 11월 미정 |
글쓰기반 | 7~11월 매주 목요일 2시 |
퀼트반 | 7~11월 매주 화요일 2시 |
장애여성운동사반 | 7~9월 매주 화요일 7시 |
여성주의반 | 10~11월 매주 화요일 7시 |
둘. 인권강좌 (8월~11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강좌. 인권에 관련된 이슈를 주제로 특강형태로 진행됩니다. 매월 주제는 장애여성공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해 드립니다.
셋. 길을 찾는 소모임
① 장애여성 시니어 모임 : 경험을 통한 멘토 (독립생활과 주거권 중심으로)
② 작은여행 모임 : 편안한 수다(여행계획 세우기, 여행 떠나기)
③ 장애여성 새내기 모임 :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장애여성들간의 네트워크
넷. 학교수료식
교육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이 중심이 되어 중심으로 발표회와 전시회를 진행하며, 즐겁게 파티를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