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활동가)
지난 3월 26일, 장애여성공감이 연대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활동가들이 대학로에 모였다. 서울역, 광화문, 시청에 이어 이번 캠페인은 제7회 전국장애인대회가 열리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되었다.
3월 26일은 최옥란 열사의 기일로, 매년 이 날을 기점으로 420 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이 시작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지난번 3.5 여성대회에서 여성노동자들과 만났다면, 이번에는 장애인 활동가들과 만나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미와 필요성을 전하고자 하였다.
따뜻한 봄 날씨를 느낄 수 있었던 토요일이라 많은 시민들이 마로니에 공원을 찾았다. 2시부터 시작된 부스 캠페인에서는 이전처럼 차별금지법의 입법청원을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번 캠페인에서 첫 시도한 부스 프로그램은 ‘차별로드맵, 위대한 사연’인데 차별의 연속성과 중첩성, 복합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된 다른 행사에서 국악 연주를 계속 한 탓에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활동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율동을 하고, 서명을 받는 캠페인을 계속해나갔다.
특히, 장애인대회에 참석한 많은 장애운동 활동가들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미를 공유한 것이 이번 캠페인의 중요한 성과였다. 장애계의 오랜 투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된 만큼 장애운동의 활동가들은 누구보다 ‘차별금지법’의 의미와 제정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개별법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익숙하더라도 일반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의 중요성은 장애운동에서도 더 많이 이야기될 필요가 있고, 이에 공감하는 활동가들이 지지의 마음을 담아 입법청원에 서명했다.
그 외에도 캠페인 중에는 몇몇 훈훈한 장면이 있었다. 야심차게 시도했지만 사람들이 선뜻 시도하지 않아서 울고 있던 ‘차별 로드맵’에 몇 명의 친구들이 함께 도전해서 색 색깔의 테이프를 붙이며 열심히 참여했던 것. 그리고 어떤 부모님은 아들과 입법청원 서명을 하고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FACE선언 촬영도 함께하여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5시가 되자 부스 프로그램이 끝났고, 장애인대회 본대회가 시작되었다. MB정부의 한심한 복지정책을 비판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오프닝 공연으로 본대회가 시작하고, 투쟁발언이 이어진 후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You can't stop the beat'에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 420투쟁의 주요 요구사항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활동지원법 개정,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이다. 법, 법, 법. 역시 법은 멀고도 먼 이야기이면서 소수자들의 권리를 위해서 끊임없이 만들고, 고치고, 투쟁해야 하는 것인가 보다.
그러니 회원 여러분들, 4월 20일에 보신각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