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보다 큰 호흡, 2기 장애여성학교를 마치며…
정영란(장애여성공감 활동가)
장애여성학교가 5월 4일 개강식을 하여 11월 18일까지 25주 동안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졸업식을 하였다. 2011년 5월 장애여성학교가 시작되었을 때는 언제 끝나나하고 담당자로써 일정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졸업식을 치루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
장애여성학교는 장애여성공감의 활동 중에 중요한 회원사업의 하나이다. 공감이 처음 회원활동을 시작하면서 ‘장애여성공감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장애여성과 함께 많은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들을 보내고, 지난 2009년부터 학교라는 틀을 만들어 좀 더 체계적으로 장애여성과 함께 하기 위하여 시범사업으로 장애여성학교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장애여성학교는 한글반/글쓰기반/연극반/미술반/퀼트반 등 다양한 배움터를 마련하고, 그 배움터 안에서 장애여성들이 서로를 지지해 나가는 장이 되기도 하였다. 한글반/미술반/퀼트반은 지적장애여성과 지체장애여성이 함께 글을 익히고, 그림을 그리고, 천(퀼트)으로 작품을 만들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공간이 되었다.
장애여성학교 담당자로서 많은 부분 신경을 쓰진 못했지만 긴 시간이 지나고 보니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여성학교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도전을 해보고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 성과를 거두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고, 기대에 못 미친 사람도 있었겠지만, 함께 했던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장애여성학교 졸업식에서 참여자들은 기나긴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을 때 정말 기쁘고, 즐거워했다. 특히 개근상을 받은 참여자는 더욱 기뻐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때론 빨리 이 과정이 끝났으면 했던 시간도 있었고,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했었던 나 자신에 대해서 돌이켜 보았다.
장애여성학교는 단순히 장애여성이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것을 배우는 공간만이 아니다. 이 공간을 통해서 서로 의지하고, 지원하면서 모두가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무언가 더 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때문에 장애여성학교는 앞으로 공감이 잘 지켜나가야 할 공간이라는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장애여성학교를 위하여 자신의 소중한 시간은 내어 수업을 지켜주신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이렇게 장애여성학교는 3년이라는 시간동안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장애여성학교가 이렇게 든든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장애여성학교 참여자와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2012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