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주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논평] 호주제 폐지 이후 본격화 된 소수자/여성들의 목소리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고 국가권력과 성적억압에 급진적으로 도전하며 반차별의 깃발을 들고 계속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19년 봄, 한국사회는 낙태죄를 둘러싼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국가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정상가족’ 밖에서 벌어지는 임신출산을 규제하고 여성을 범죄화해왔던 역사를 끝내기 위해서 투쟁해왔다. 올해  4월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만들기까지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자”고 외쳐온 거리의 외침들이 있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을 이끌어낼 것이고, 이후를 준비할 것이다. 이제 낙태죄 이후 대안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성이 임신 지속 여부에 대해서 결정할때 조력과 지원을 넘어 규제와 처벌의 효과를 가지는 배우자 동의, 상담 의무화를 반대한다. 국가는 시민에게 상담받을 의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상담을 제공할 책임을 지면 된다. 사회경제적 사유라는 제도로 국가가 불쌍하고 벼랑끝에 몰린 여성들의 사연을 선별해서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방식도 단호히 거부한다. 임신중단은 국가의 자비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 임신중단이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가장 빨리 쉽게 접근될 수 있을때 최선의 인권정책이자 건강정책이며 성평등 정책이 된다. 우리는 국회와 정부의 책임있는 대안을 요구한다. 더불어 가족계획, 우생학, 시설수용 등의 방식으로 일어난 국가에 의한 재생산권리 침해를 낱낱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나갈 것을 요구한다.

 

지금 우리는 2005년 호주제 위헌 판결의 순간을 다시 떠올린다. 가부장적 부계질서에 따라서 개인과 가족, 국가의 질서를 만들어왔던 호주제는 폐지되었지만 소위 ‘양성평등한 정상가족’으로 그 질서가 대체되었다. 우리사회의 가족문제는 여전히 정상적인 시민과 비정상적인 시민을 나누는 기제가 되고있다. 혈연과 혼인으로 이루어진 가족을 우선 보호하고, 부양과 돌봄의 도구로 가족을 상정하며, 저출산 고령화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지우는 국가의 관점에 반대한다. 우리는 경제성장과 국가발전이라는 미명아래 특정한 시민의 모델을 강요하고, 거기에 맞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권리를 제한하고, 존재와 관계를 은폐하고, 차별과 폭력에 놓이게 만든 정상가족중심주의와 생애정상성에 도전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누구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것인가’의 문제는 단지 특권이 된다. 가족제도, 권력, 문화의 변화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재생산권과 가족구성권이 구조적으로 박탈되어왔던 장애여성의 입장에서 말한다. 또한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서 차별과 폭력, 감금에 처했던 소수자들의 입장을 함께 고려하며 38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선언한다.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는 촛불집회를 통해서 부패한 권력을 탄핵시킨 경험이 있지만 불평등, 성적 규범과 억압, 가족의 정상성으로 인한 배제를 해결하는데에는 관심과 역량이 부재하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국가를 선포하고 차별과 배제를 없애겠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차별금지법은 정치권에서 금기어가 되었다.  우리는 단지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복지제도라면, 구조적인 불평등을 영속하는 기회의 보장이라면 만족할 수 없다. 1900년대 초 빵과 장미를 요구했던 세계여성의날 정신은 주류 질서와 억압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서 밝혀질 것이다.

 

우리는 제도가 만든 질서와 정체성에 갇히지 않는다. 우리는 법과 제도를 요구하지만, 우리의 삶은 법과 제도가 보증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타인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차별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추구하지 않는 것 또한 우리 운동의 일부로 삼으며, 운동을 갱신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인권과 페미니즘, 퀴어와 불구의 이름으로 싸운다. 때로 더 나은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 ‘동료’들과 불화하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의 목소리가 좋은 시절에(나중에 좋은 시절은 오지 않았다) 한번쯤 경청해볼만한 것이 아니라 차별과 억압의 한가운데에서 길어올려진 변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한다.

 

낙태죄를 폐지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라!

정상가족중심으로 시민의 권리를 배분하고 관계를 인정하는 체계의 변화를 요구한다!

모든 강제수용을 중단하고 시설을 폐쇄하라!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19년 3월 8일

가족구성권연구소, 성과재생산포럼, 장애여성공감

공지사항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 해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서명에 함께 해주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nztAFm9uBK89A0X8dX8pIBguAWJvDFv6AU1BIfg—X5vvw/formResponse

기자회견문>
평등한 세상에 나중은 없다!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더 이상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는 평등을 향한 많은 시민들의 열망에 응답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반인권세력에 의해 수차례 제정이 무산되었다. 노무현 정권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을 권고하여 입법이 추진되었으나 2007년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차별금지법안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보수혐오세력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다. 결국 출신국가, 언어,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범죄 및 보호처분경력, 성적지향, 학력, 병력 7개의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된 채로 ‘누더기 법안’이 되어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수차례 국제 사회가 제정을 권고했지만 17,18,19대 국회, 소위 ‘이명박근혜’ 정권에선 연이은 발의에도 제정되지 못하고, 반대 세력의 압박에 못 이겨 발의한 법안을 자진 철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치권이 인권의 가치를 반인권세력과 타협하는 동안 차별금지법을 왜곡/반대하는 세력은 조직화되고 혐오와 차별은 노골화되었다. 그러나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차별금지법을 약속한 바도 있지만, 얼마 전 발표한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서 차별금지법을 누락시키며 제정을 염원하는 요구를 저버렸다.

10년 동안 정부와 국회가 미루고 협상해 온 것은 차별받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와 평등이다. 인권은 종교적 논리와 경제적 이해관계, 정치적 협상으로 타협할 수 없다. 험난한 차별금지법 제정 과정이야말로 한국 사회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새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차별받는 주체들과 반차별 의제를 공론의 장에서 밀어 내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에게 평등과 반차별 실현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이야말로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곧 촛불 1주년이 다가온다. 매서운 추위 속에 광장을 나와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분노와 요구는 박근혜정권 퇴진만이 목표는 아니었다. 불평등한 사회에 반대하며, 모두의 인권과 존엄이 존중받는 사회, 새로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자는 준엄한 요구였다. 차별받는 많은 사람들도 시민으로서 촛불을 들고 그 자리를 지키며 기대와 바람을 담아 싸웠다. 그리고 이제 다수의 시민들은 나의 차별과 너의 차별이 연결되어 있고, 차별금지법이 차별의 구조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세상을 바꿀 법임을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에 보장된 반차별의 가치를 지키고, 차별을 폭로하고 구제할 구체적인 법으로서, 국가가 책임져야할 의무로서,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의지가 희박한 상태에서 반대 세력의 획책은 지속되고 있다. 차별금지법 뿐만 아니라 인권 관련 법제도, 지자체의 각종 인권조례 등을 공격하며 조례폐지운동을 펼치는 한편 개헌논의 이후 반인권 세력들의 결집과 차별선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동성혼 합법화 반대’ ‘동성애 옹호기관 국가인권위 헌법기관화 반대’ ‘평등 원칙 중 인종, 언어 추가와 성평등 규정 신설 반대’ ‘헌법 제 11조의 차별금지 사유를 포괄적으로 규정함으로써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들어있는 성적지향 등의 다양한 차별금지법 사유들이 포함되는 것’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은 차별 선동 집회와 토론회에 참석하여 발언까지 하는 상황이다. 이제 국회마저도 차별을 방관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평등을 거래하고, 혐오에 동조하는 국회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하는 삶을 만들어낼 수 없음을 우리는 분명히 안다.

정부와 국회는 평등과 정의를 지연시키려는 사람들과 협상하지 마라. 차별금지법은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과 평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권기본법이다. 따라서 개헌논의가 진행 중인 지금 이 상황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이야 말로 중요한 과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혐오를 선동하는 여론이 아니라, 차별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홍보하고 소통하는 역할, 설득하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드는 주요 과제임을 인식하고 책임있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 차별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을 변화시키고 헌법의 평등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인권기본법으로서의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와 20대 국회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우리는 세상을 더욱 평등하게 만들어가고 싶은 변화의 주체들이다. 한국 사회 차별을 상징하는 ‘나중에’ 맞서며 우리는 ‘지금 당장’을 외친다. 평등과 인권, 반차별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한국사회를 위해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서명운동과 간담회, 집회를 통해 반차별을 지지하며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넓은 대중연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10년의 엄중한 외침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이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답해야 한다. 이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차별 앞에 무릎 꿇는 국회와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평등한 세상에 나중은 없다. 정부와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즉시 나서라!

평등한 세상에 나중은 없다!
인권의 가치를 저울질하지 마라! 문재인 정부는 즉각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라!
차별금지법 제정 않는 국회는 직무유기다. 20대 국회는 차별금지법 즉시 제정하라!
차별은 폭력이다. 일부 국회의원은 차별과 폭력의 선동을 멈춰라!
모두의 평등을 위한 인권기본법인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2017년 9월 12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국회는차별금지법제정하라
#문재인정부는차별금지법제정에나서라
#평등한세상에나중은없다

공지사항

10호(기획: 가족)


<공감 잡지 10호 목차>

여는 글
기획. 가족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장애여성과 가족
-.장애인 성폭력 사건해결과정에서 가족의 역할
-.가족, 장애여성, 활동보조인, 그 복잡한 관계
이슈
-.성년후견제와 의료결정
-.우리 모두의 평등, 차별금지법
회원대담
-.소모임 후기(활동보조에 대한 양가감정)
정보나눔
-.생활의 노하우(일상편)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와 장애인 거주시설 네트워크 사업
연재
-.초등학교,특수학급,교사라면 1. ‘장애’란 뭘까?
문화비평
-.<장애극장>리뷰
-.쉽지 않은 문제, 경험의 언어화
활동가 칼럼
-.성폭력 피해 생존자 치료회복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회원 인터뷰
-.탈시설 장애여성, 좌충우돌 독립 도전기
활동보고
공감과 만나다
-.우린 왜 글을 써야만 하는가?
-.동료상담 현장 활동가 간담회에 참여하며 느낀 점
공지사항
고마운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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