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의 마지막 보루, 고용평등상담실 폐지를 막기 위한 1만인 선언문 “고용평등상담실 존치하라!”
고용평등상담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00년부터 여성 노동자와 함께 해왔다. 일터에서 직장 내 성희롱 등 다양한 성차별과 부당한 처우를 받은 피해자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바로 고용평등상담실이다. 고용평등상담실은 피해자를 밀착 지원하여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을 이끌어 낼뿐만 아니라, 매뉴얼을 점검하고 성차별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있어 사업주와 정부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해왔다. 또한 성평등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법제도를 바꾸는 등 사회 변화에 앞장 서 왔다.
정부는 현재 전국 19개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용평등상담실을 8개 지청에서 직접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노동자에 대한 이해 없이, 24년간 현장을 지켜온 민간의 노력과 역량을 무시한 채 예산 얼마 절감, 상담 건수 얼마라는 주판 튕기기, 탁상공론으로 여성 노동자 최후의 보루인 고용평등상담실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 안전장치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며 시민의 노동권과 행복추구권을 지켜야 할 국가적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일터에서 생기는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과 사회 문화 등이 얽힌 다층적 문제로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로부터 사회 전반의 성찰과 변화를 요구받는다. 채용에서 퇴직까지, 여성에게 가해지는 구조적 성차별은 여전히 공고하다. 여성 노동자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안전한 일터, 성평등한 노동 현장을 만들기 위해서 고용평등상담실은 우리 사회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사회 안전망이다. 게다가 꼭 필요한 영역에서 민간이 수행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이 크다면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민간고용평등상담실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오늘 전국고용평등상담실네트워크와 고용평등상담실 폐지를 막기 위한 서명에 참가한 10,732명은 고용상담실 폐지 내용이 담긴, 고용노동부 예산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한다.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고용평등상담실 존치하고, 국가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3년 11월 1일
고용평등상담실 폐지를 막기 위한 1만인 선언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