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연재 “독일 ISBB 워크숍 참가”

오늘은 6월 18일, 오늘은 섹슈얼베글라이터/린으로 활동하고 있는 두분을 모시고 하루종이리 간담회를 진행하게 됩니다.

오전에는 피아 호프만이라는 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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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3년전에 ISBB에서 섹슈얼베글라이퉁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현재 뒤셀도르프에서 상담과 마사지를 하고 있는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피아가 보기에 ISBB에는 스스로 성적 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워하거나 어떤 향유를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욕구 해소가 아니라 자신의 성 문제를 제대로 알고 싶어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온다고 합니다.

또한 여기 찾아오는 섹슈얼 베글라이터/린은 돈을 벌기위한 목적으로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성매매와는 다른 것을 기대하고, 상담을 통해서 장애인이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성매매와 크게 다른 점은 그곳에서는 대부분 정해진 룰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주로 관찰자의 입장에서 장애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 소통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이 부여되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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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B에서 하는 섹슈얼베글라이터/린 교육에는 이론과 실전에 대한 교육이 있는데, 실전교육에는 장애인과 그룹을 만들어서 데이트와 성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에 대표인 스탠포드와 당사자 장애인, 섹슈얼 베글라이터/린이 함께 토론을 하고 장애인이 원할 경우 성적 접촉을 해나간다고 합니다.

독일에서 성매매가 합법화 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이러한 섹슈얼 베글라이퉁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록 합니다. 하지만 피아는 섹슈얼베글라이터/린과 성노동자가 판이하게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성매매는 순간적인 만족에 그치지만 섹슈얼 베글라이퉁은 몸을 알게 하고, 영혼의 한 부분으로의 성을 느끼게 하고 인관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피아와의 간담회를 마무리 하면서 참 당당하고 사려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대를 꿰뚫어보는 듯하면서도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잠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트래벨에 있는 동안 매일 조금만 걸어나가도 산림욕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동했었는데요, 이렇게 매일 산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았다는 참여자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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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에리히와의 간담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에리히는 스위스에서 살면서 직업은 건설업과 관련되어 있지만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성상담을 하고 ISBB에서 섹슈얼베글라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스위스 FABS라는 기관에서 2004년에 섹슈얼 베글라이퉁에 관한 교육을 받았고 섹슈얼 서비스라는 말은 성매매를 떠올리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장애와 성에 대해 공개 토론이나 상담, 대학 강의 등을 병행하고 있으며, 스위스에서는 섹슈얼 베글리어터들이 조직적인 활동을 하면서 일 년에 두번 정도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의 내부적인 이슈는 지적장애인이며, 일부에서는 노인에게까지 이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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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장애여성에게 주로 섹슈얼 베글라이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여성들은 성적 교감등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특징을 언급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지적 장애인의 경우만을 경험했는데, 그때는 자위를 하는 법을 알려주는 등 섹스 행위보다는 성에너지를 제공한다는 느낌으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본인은 주로 탄트라 마사지의 방법을 가지고 베글라이터 활동을 하는데 보통 1시간에 100유로(15만원) 정도의 비용을 받고 하며,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경우 자신이 방문하여 행했다고 합니다. 그 분은 혼자 쓰는 방을 가지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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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신은 섹슈얼 베글라이퉁에 관련된 비용이 건강보험에서 지원되는 것을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성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은 권리이지만, 섹스를 인권과 연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고, 특히 섹스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에리히와의 간담회를 마무리하고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날은 ISBB차원에서의 워크숍이 시작되는 날이라서 그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피아가 주관하는 식사에서 서로를 소개하고 음식을 나누고 간단한 게임을 하고 춤을 추는 시간을 가지면서 워크숍 참여자들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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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ISBB의 워크숍에 참여자는 아니었지만 그 워크숍 관계자들과 참여자들을 만나 인터뷰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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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하루가 밝았습니다. 오늘(6월 19일)은 ISBB의 대표인 스탠포드씨와 종합적인 토론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탄트라 마사지를 실제로 행하는 것을 참관하게 되는 일정입니다. 오늘은 ISBB 워크숍 참가자들과 함께 일정을 공유하였습니다.

스탠포드씨는 97년에 섹슈얼 베글라이퉁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예를 들어 피자가 먹고 싶을때 그것을 배달해주기보다 피자 굽는 법을 알려주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성적 치유를 돕고 상담을 통해서 장애인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도 있습니다.

섹슈얼 베글라이터/린이 되고자 교육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나 보호에 대한 생각을 접고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6주간의 교육을 통해서 장애인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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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B에서는 지금까지 25명의 섹슈얼 베글라이터/린을 양성했는데 독일에서는 유일한 양성기관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일을 하는 동기들은 다양하겠지만 주로는 성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와 관련해 타인과 관계맺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탄트라 마사지를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알리고 장애인의 성과 연결하기 위해서 찾아오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비롯해서 여기에 오는 장애인 대부분은 탄트라 마사지를 유일한 방법으로 삼아서 성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과 경험을 해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진행된 탄트라 마사지는 피아와 에리히를 통해서 시연이 되었습니다. 탄트라 마사지는 영상이나 글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율성과 그때 그때의 역동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해서 촬영은 하지 않기로 하였고, 소품들만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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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가 피아를 위해 마사지를 하였는데 에리히에게는 진지함을, 피아에게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참가자들의 소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단순히 마사지가 아니라 탄트라 마사지가 정말로 장애인이 자신의 몸과 성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려면  당사자간의 신뢰와 동등성, 장애인의 결정권이 어떻게 보장되고 구축될 수 있을 것인가가 더 깊이 고민되어야 할것 같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공감 연수팀이 저녁을 준비하기로 결의하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메뉴는 야채 샐러드, 야채 볶음밥, 감자국, 파스타를 이용한 떡볶이, 호박부침개, 계란 말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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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화려한 메뉴에 모두들 즐거워했고 다들 입맛에 맞다는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시시때때로 개그가 작렬하는 연수팀으로 인해 적막하던 독일 시골에 항상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는데 우리의 농담을 매번 독일어로 번역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이번 식사 대접으로 어느정도 해소가 된듯합니다.

너무나 생기있고 즐거운 우리들의 모습만 봐도 즐겁고 러블리 하다는 평가가 자자했답니다^^

트래벨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갑니다. 늦도록 장애여성인 도나트와 그녀의 활동보조인 린다가 우리의 술자리에 참여해서 새벽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다음날 도나트와 린다가 먼저 떠났는데 우리는 너무 아쉬워 눈물 바람을 했답니다. 한국에 꼭 놀러오라고 했는데 기대해보렵니다^^

ISBB에서 했던 많은 경험들을 어떻게 정리해나갈지 앞으로 엄청난 토론이 필요할 듯합니다. 하지만 여기의 풍광과 우리를 돌봐주었던 호스텔의 식구들, 워크숍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은 정말 잊지 못할것같습니다.

다음 소식은 베를린에서 전하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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