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HIV감염인은 치료받을 ‘권리’의 주체이다 – 국가인권위원회 정책권고안 결정 관련

HIV감염인은 치료받을 ‘권리’의 주체이다

HIV감염인에 대한 의료차별을 개선하고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도록 복지부장관, 질병관리본부장, 17개 시.도 지자체장에게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한다.

인권위가 권고를 하게 된 배경에는 HIV감염인의 결단과 투쟁이 있었다. 세브란스병원 고관절수술거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이염수술거부,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치과스케일링거부와 인격권을 침해한 감염관리,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를 위시한 전국의 요양병원이 에이즈환자를 전면 거부하는 상황에 맞섰다. 현재도 세브란스병원 투석거부, 국립재활원의 재활치료거부 등에 대한 HIV감염인들의 분투는 진행 중이다.

2007년~2016년 동안 인권위는 HIV감염인에 대한 의료기관의 차별행위에 관한 진정을 31건 접수하였다. 31건이란 진정건수는 HIV감염인이 겪은 의료차별경험에 비해 매우 적고, 더욱이 구제조치가 권고된 사건은 2건밖에 되지 않는다. 만연한 의료차별과 에이즈에 대한 공포,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인권위에 진정을 하기까지 HIV감염인의 엄청난 용기와 심사숙고가 필요했고, 그만큼 다른 감염인들이 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도록 의료기관의 행태를 바꿔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동시에 비참함과 모욕감의 실체를 뼈저리게 확인한 시간이기도 했다. 의학적이고 과학적일 것이라고 기대되는 의료기관에서조차 HIV감염인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상황을 직시하면서 HIV감염인은 어디를 가든 배제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스스로를 수치스러워하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살 길이라고 내면화했던 이유를 분석하는 과정은 성찰과 분노의 시간이기도 했다. 인권위의 권고는 HIV감염인이 치료받을 ‘권리’의 주체임을 국가와 사회에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인권위가 권고를 하게 된 배경에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지자체의 책임방기가 있었다. 질병관리본부가 ‘중증에이즈환자 장기요양사업’을 위탁했던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 에이즈환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이 발생했고, 응급환자를 방치하면서 사망사건이 발생하게 되자 HIV감염인과 가족들이 증언을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12월 수동연세요양병원과의 위탁계약을 해지한 후 갈 곳 없는 에이즈환자와 가족들이 처한 사정과 요구를 전혀 듣지 않았다. 법적으로 진료거부를 당해도 되는 환자는 없다. 에이즈환자에겐 그 법이 실행되지 않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에이즈환자 각자가 요양병원을 찾아가면 된다는 소리뿐이었다. 국립병원, 시립병원, 시.도립 요양병원과 같은 국.공립병원에서조차, 질병관리본부가 위탁한 의료기관감염인상담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조차 HIV감염인을 차별하는 상황이니 HIV감염인 개개별로 해결할 수준이 아니다.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지자체는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이행계획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

2018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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