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 법무부는 난민면접 조작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각 수용하고, 허위심사 피해자 구제 적극 시행하라

 

[성명] 법무부는 난민면접 조작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각 수용하고,

허위심사 피해자 구제 적극 시행하라

 

2014년 11월, 법무부는 난민심사적체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신속심사 유형화를 시작하였다. 이후 난민심사 적체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2015년 9월 신속심사 확대 지침을 지시하고 TF를 마련하였다. 그 결과 신속심사 대상자를 난민법상 근거 없는 자의적인 기준으로 분류하여 이들에 한해 사실조사를 생략하며 난민면접을 1시간 이내로 간이하게 실시했으며,  심사를 7일(최대 14일) 이내 처리하는 등 수년간 졸속 심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다수의 면접조작사건 등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였다. 이에 2018년 7월 18일 난민면접 조작사건 피해자 5인과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그 결과 2020년 10월 15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면접조작사건의 책임이 심사관 개인뿐만 아니라 법무부 정책 전반에 있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발표했다.

이번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따르면, 법무부는 난민신청자에 대해 ‘경제적 이유로 난민신청을 남용한다’는 예단을 가지고 심사에 임해 1)난민면접을 충실히 수행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2)난민신청자에게 난민면접조서의 내용을 확인시켜 줄 의무를 위반하였으며, 따라서 3)난민 면접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에 대한 중대한 책임이 있다. 40%의 비율을 목표로 했던 신속심사는 실제로 2016년 한 해만 서울사무소 전체 신청자의 약 70%에 적용됐으며, 특히 이집트 국적의 난민신청자들은 2016년 한 해 동안만 전체의 94.4%가 신속심사가 적용된 난민심사를 받게 되는 등 중대한 인권침해의 대상이 되었다.

인권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속심사 담당자로 지정된 직원은 한 달에 44건이라는 불가능한 심사 목표건수를 하달받고, 본부지시에 따라 가능한 짧고 간단한 면접을 종용받았으며, 목표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경위서를 작성하기도 했다는 정황이 확인되었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 4월에는 법률상 난민심사 자격이 없는 공익법무관이 심사에 투입되는 등 심각한 절차적 문제가 발생했다. 난민전담공무원의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심사 이행을 관리해야할 심사관은 전국 4명에 불과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심사처리 건수 역시 실적 평가에 이용되는 등, 전문적인 심사 이행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법무부의 ‘난민심사 적체원인 분석을 통한 난민심사 혁신방안(법무부 난민과-5677)’에 의하면 신속심사 대상자는 재신청자, 1년 이상 체류 후 체류기간만료 임박 신청자, 족장 승계·컬트를 사유로 난민신청한 자 등이며, 특별히 새로운 난민발생사유가 없는데 신청이 폭증하는 경우에는 특히 남용적 신청으로 간주되어 신속심사가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접수과정에서 이러한 기준을 적용, 난민신청자를 임의로 분류하여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주먹구구식의 신속심사 유형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2월 피해자 피해회복 조치로서 2015년 9월부터 2018년 7월 전까지 아랍어로 난민심사가 진행된 난민신청자 전원에게 다시 난민신청의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재심사 방침을 시행하였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아랍권신청자 뿐만 아니라 신속심사 대상자로 분류된 모든 난민신청자에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피해회복 조치를 즉각적으로 피해 대상 난민신청자 모두에게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위 재심사 방침에 근거한 재신청 대상자는 2,000여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었으나, 지난 8월 24일 기준 재신청자는 701명에 불과하였고, 여전히 재신청에 대한 면접은 단 1건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등 법무부의 더욱 적극적인 피해자 권리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법무부는 지난 4년 동안 인권단체들의 거듭된 문제제기에도 신속심사 지침 등 법무부가 조직적으로 지시한 책임과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그 연장선상에서 피해자들에게 국가의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 이후 소송, 언론 등을 통해 문제점이 서서히 드러나자 법무부는 사안을 공론화 하지 않는 범위의 일부 드러나는 이슈에 한해서만 직권취소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축소해왔다. 2019년 인권단체들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그제서야 “가담한 공무원들에 대하여 내부감찰을 거쳐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하였지만, 이후 공무원 2인에 대한 징계만 이루어졌을 뿐 진상조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결정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난민면접조작사건이 특정 심사관 및 통역관 몇 명의 문제로 발생한 인권침해가 아닌 법무부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였다. 법무부가 난민협약을 충실히 이행하여야 할 의무를 망각한 채 난민신청자들이 난민제도를 남용한다는 편견과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신속심사 정책을 수립한 점, 특히 이집트 등 중동아랍권 난민신청자 대다수에 대해 근거 없이 표적으로 삼아 신속심사를 한 점, 공무원 등에게 면접처리 목표를 설정하고 미달 시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한 점 등 난민심사 정책 수립 및 집행 과정에 있어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한 것이다.

국가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우리는 다시 한번 법무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법무부장관은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난민면접 조작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각, 전면 수용하라

2. 법무부는 난민면접 조작사건 진상조사 과정 및 결과를 투명히 공개하여 책임과 입장을 분명히 밝혀라

3. 법무부는 면접조작사건 피해 회복 대상자를 신속심사 대상 전반으로 확대하고, 피해자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아울러 피해보상 등 적극적으로 피해자 구제 정책을 시행하라

4. 법무부는 난민인정심사지침을 공개하고, 난민신청자의 권리를 보장하며, 난민 졸속심사를 당장 중단하라

 

2020년 10월 15일

 

입장/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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