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 기록집 <장애여성/배우/몸/쓰기>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는 2021년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닌 배우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탐구하고 탐구한 몸의 움직임, 변화들을 세세히 기록하며 질문하는 과정을 가져보았습니다.
“신체훈련, 가까이 보기” “자조모임, 서로 힘을 돋우기” “일상연습, 혼자서 해보는 시간” “문화비평, 거리두기” “자조모임2, 합숙훈련 서로 돌보기” 의 긴 여정은 어떤 성과를 내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무언가 계속 활동으로 하고 있는 우리, 활동이 일상이며 일상이 곧 활동이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단지 장애여성의 문화예술’활동’이 아닌 사회에 변화를 말하는 ‘문화예술운동’을 몸의 언어와 글, 그림으로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읽어보길 바라며 <장애여성/배우/몸/쓰기> 기록집 전문은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4. 비평연습_거리를 두고 보기 연극연습3. 극작 연습 <물고기로 죽기>
증명받고 인정받기 위해 해오던 것들이 사실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이긴 한지, 사실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 스스로에게 질문한 작가처럼 나도 남들 눈에 멀쩡해 보이는 물고기가 되기 위해 발버둥 쳤던 날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조금 더 해야 하는데, 왜 조금밖에 못하지’의 굴레에 몇번이고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어쩌다 한번 그럴듯하게 해내면 ‘역시 나도 너네 같은 물고기야 별반 다르지 않은 물고기야’라고 위안 삼던 시간도 지나갔다.
p.402 춤추는허리 기록집 4. 비평연습_거리를 두고 보기 연극연습3. 극작 연습 <물고기로 죽기> 고나영 중
장애여성 배우 몸 쓰기- 몸기록, 관계 탐구-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 #몸일기1
#1. 나는 살아오면서 내 다리가 분명히 조금씩 변형되고 있음을, 조금이라도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지 않았을 때 어떻게 될 것이고, 언젠가 그리 될 거라고 예상하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일이었다. 새삼스레 처음으로 안 사실인 것도 아닌데, 마치 장애를 수용하지 못했던 순간처럼 걱정되고 두려움이 밀려왔다.
#2. 단순히 다리의 모양이 변해서, 장애가 더 심해져서라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전동휠체어에 앉아있으면서 틀어진 자세와 통증을 느끼고, 이전보다 오랜 시간 앉아있기 어려워지고, 잠을 잘 때 편안한 자세로 눕지 못하고, 바지와 신발을 신기 어려워지고, 다시 변형된 내 몸에 적응해야 하는 것에 대한 피로감 등 예측가능한 일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했다.
#3.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게 어떤 보조가 필요한지 알고, 몸에 맞는 방식을 터득해왔다고 생각해왔다. 지금까지 장애는 내 삶에서 익숙하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내 몸을 처음 겪는 것 같이 낮설고 불확실한 상황이 어렵게 느껴진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 탐구 90p 진성선 <몸일기1> 중
장애여성 배우 몸 쓰기- 몸기록, 관계 탐구-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 #나의 변화된 모습 몸일기
#1. 그런데 그동안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는 데
지금 현재 몸이 조금 가벼워져서 빨리 걷게 되고
안 쉬고 끝까지 공원을 걸었다.
신기하고 이건 미진님 덕분이었다.
미진님께 너무나 미안해져서 내 몸이 어쩔 줄 모르고 있다.
#2. 미안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미진님의 동료가 몸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알았을 때
걱정되고 해서 같이 잠을 자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독립을 위해 배우면서
같이 건강 위해 합숙하는 것이다.
춤추는허리 오랫동안 하고 싶으면 우선 먼저 건강 해야 한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 탐구 70p 조화영 <나의 변화된 모습 몸일기> 중
장애여성 배우 몸 쓰기- 몸기록, 관계 탐구-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 #장애가 있는 몸을 감각하며 장애여성예술운동을 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는 실험
#1. 보조기 착용시 오른팔은 바닥을 짚고, 왼팔은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위치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온몸이 이 움직임에 연결되면서 많은 힘을 필요로 하게 된다. 무대 위에서 춤출 때 이 움직임을 하게 되었다. 움직이는 각도, 시간, 위치, 바닥, 손, 배에 닿는 강도 등에 집중했을 때 그 자체로 나만의 몸, 나만의 움직임을 충분히 느꼈었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48p 김미진 <장애가 있는 몸을 감각하며 장애여성예술운동을 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는 실험> 중
#2. 장애여성예술인의 신체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이런 각자의 장애가 있는 몸의 감각에 대해 강사와 충분히 소통하면서 각자에게 필요한 운동을 찾아 실험하고 체화해야 한다. 신체운동과 장애여성예술운동이 만나는 지점에 반드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야겠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48p 김미진 <장애가 있는 몸을 감각하며 장애여성예술운동을 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을 찾아보는 실험> 중
장애여성 배우 몸 쓰기- 몸기록, 관계 탐구-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 #새로 나는 굳은살
#1. 나의 왼쪽 무릎에서 굳은살이 새록새록 생기고 있다. 아예 굳은살이 있었던 무릎 어릴 때부터 시커멍하여 원래 그런줄 알고 지냈다. 그래서 굳은살이 아픈 건지도 다른 사람은 무릎에 있지 않다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12p 서지원 <새로 나는 굳은살> 중
#2. 예전에 진희님이 처음으로 물어봤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무릎을 드러내는 것이 괜찮냐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당연한 게 아니라고 일궈준 사람이다. 새삼 그때의 생각이 나면서 굳은살이 생긴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느낀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12p 서지원 <새로 나는 굳은살> 중
장애여성 배우 몸 쓰기- 몸기록, 관계 탐구-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 #가볍고 부었다
#1. 난 소리를 낼 때 턱을 위로 쳐올리고 뒤통수가 날개뼈 쪽으로 제끼고 어깨를 천장으로 들어올려야 한다. 발음이 되지 않을 때 턱과 아랫입술에 힘이 들어가서 턱관절이 뻣뻣하게 움직인다.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16p 서지원 <가볍고 부었다> 중
#2. 그럴 때 입 주변을 위아래, 좌우로 왔다 갔다 해주면 조금 근육이 풀어진다. 그러면 말하는 나도 듣는 상대도 편해지곤 한다. 그리고 호흡을 발가락 끝까지 끌어내리면서 소리를 내면 더 커진다. 오늘 오전에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소리가 자연스럽게 내어진다. (…)
신체훈련, 가까이서 보기_몸기록, 관계탐구 16p 서지원 <가볍고 부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