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2023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투쟁주간 선포 기자회견문

2023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투쟁주간 선포 기자회견문

 

‘가면을 벗읍시다!’

1993년 12월 결성된 한국 최초 성소수자 인권단체 초동회 1호 소식지에 실린 문구이다. 차별과 혐오로 인하여 자신을 드러내기조차 어려웠던 성소수자들이 연대의 힘을 통해 떳떳하게 살아가자는 제안을 담고 있다.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가 낯선 사회를 향해 여기 성소수자가 있음을,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은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23년 우리는 다시 사회에 묻는다. 지금 한국 사회의 성소수자 인권은 어떠한가. 30년간,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인터섹스 등 다양한 정체성의 성소수자 모임과 단체가 생겼고, 노동, 교육, 페미니즘, 법정책, 문화, 종교 등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다루는 의제도 풍부해졌다. 가만히 있으라는, 드러내지 말라는 사회의 억압에 맞서 성소수자로서 자신을 당당히 드러내고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외침도 계속 이어졌다.

성소수자도 동등하고 존엄한 시민이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제 이 말에 반대하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고 동성애와 HIV를 범죄화하는 법률의 폐지를 외치며, 혼인평등의 실현과 이분법적 성별제도의 개정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온 성소수자 인권운동, 그리고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모든 이들이 만든 성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혐오와 이를 동조, 조장하고 있는 국가와 지자체의 행태로 인하여 현재 성소수자 인권은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차별을 금지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해 각 지역의 학생인권조례가 개악, 폐지될 위험에 놓여 있고, 충남인권조례 등 지역인권조례 또한 공공연히 폐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동성배우자 피부양자 인정, 성별정정 기준 완화 등 사법부에서의 진전이 있지만 국회는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고 있고, 퀴어문화축제는 지자체의 방해로 가로막히고 있다.

그렇기에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집중적인 투쟁을 선포한다. 동성애를 범죄화하는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에 대한 위헌 결정을 촉구하고 동성 커플의 삶을 영화와 이야기를 통해 만나며, 각 지역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인권 보장을 위한 변화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5월 20일 집중적인 투쟁대회를 통해 성소수자 인권운동 이 이어온 열정을 드러내고 지금 필요한 변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해 5월 14일, 성소수자들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 처음으로 행진을 진행하며 새정부에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1년, 정부의 인권에 대한 인식과 수준의 처참함이 드러난 지금, 우리는 더욱 힘차게 성소수자에 대한 모든 차별과 혐오에 맞서며 가열찬 투쟁을 할 것을 선언한다. 이번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진행되는 투쟁주간은 일주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출발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우리의 열정과 드러난 연대가 변화를 더욱 가속시키는 새시작이 될 것이다.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혼인평등 실현하라!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학생인권법 제정하라!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트랜스인권법 제정하라!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지역인권조례 확대하라!

 

2023.05.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투쟁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사)신나는센터, 가족구성권연구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운수노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활짝, 노동·정치·사람, 노동당, 노들장애인야학, 다른세상을향한연대 , 다산인권센터,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서울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Queer In SNU,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섬돌향린교회,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심리상담하는 성소수자 네트워크 이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진보당 인권위원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청주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걔네,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인권영화제, 성소수자 알권리보장지원 노스웨스트호,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 장애여성공감, 장애해방열사 단,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농인LGBT 설립준비위원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총 62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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