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공감 20주년 기념행사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 함께해 준 벗들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그날의 공기를 잊을 수 없습니다. 팽팽한 긴장,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을 담아 오신 몸들, 무대를 집중하던 그 에너지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러한 행사가 만들어진 것은 모두 참여자들 덕분입니다.

장애여성공감 20주년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0주년 이라는 말은 이제 “장애여성운동이 등장했다. 이 운동이 존재 한다”는 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장애여성운동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운동을 운동일 수 있게 해주는 지향과 연대란 무엇인지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시간차가 있어서, 우리의 운동이 누군가에게는 이제 드디어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겸손해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 길을 계속 찾고 나아가야 하는 무게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행사를 준비하고 치룬 활동가들도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활동 경험이 각기 다른 19명의 활동가들은 20주년 행사를 기획하면서 다짐, 결심, 감사함과 설렘을 공유했습니다. 분주했지만 함께 준비하며 결속과 책임감을 공유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았고, 논의를 같이 만들며 공동으로 완성한 20주년은 오래오래 자부심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루의 행사는 비로소 불화하는 존재임을 알리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20주년을 반추하며 오늘의 운동을 고민하는 작업은 많은 감정과 깨달음을 얻게 했습니다.

당일 행사장에 참여해 주신 단체, 후원금으로 응원해주신 분들, 마음으로 축하를 보내주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행사 후에 보내주신 피드백은 절절한 감동이었습니다. 저마다의 소수자성이 교차되고 연결되어 있다는 발견과 공명을 많은 분들이 표현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바를 읽어주고, 느낌을 전해 주고, 처해진 위치에서 경험과 해석을 덧붙여서 행사가 의미들이 살아 숨 쉬게 해주셨습니다.

이번 행사로 공감의 ‘불화’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우리 운동의 정체성을 선명히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한 분들, 축하 인사 들어야할 분들이 너무 많지만 축하 발언은 장애, 여성,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해오고 있는 활동가들을 모셨습니다. 가까운 동지면서 비판적 연대를 주고 받는 장애인 운동, 언제나 혐오정치의 위협에 맞서며 한국사회 진보운동의 중요한 주체인 성소수자 운동, 평등과 반차별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일선에서 나서는 인권운동, 페미니스트로서 사회적 사안에 따라 긴장과 지지로 연대한 여성운동. 운동사회가 당면한 과제로 주목해야 하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중요한 움직임들 입니다.

장애인 접근성은 늘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 입니다. 다양한 장애인 접근성을 위해 수어통역, 점자 출력물, 약시장애인용 출력인쇄물, 장애인 화장실, 지하철 동선 등을 확인하고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접근성 고민이 장애인에게만 해당하는 유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어떤 장애인과 트랜스젠더는 접근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어서, 여/남 생물학적 성별로 구분된 화장실에서 이상한 존재로 위협받을 걱정 때문에 외출하면 물을 먹지 않습니다. 일상의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배제의 경험이 되는 순간입니다. 우리 행사에 오시는 분들에게 부당함과 배제를 경험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성중립화장실은 이제 모든 행사에서 당연히 고민해야할 주제입니다.

콜라보 공연은 불구의 존재들이 빚어낸 감동이었습니다. 여는 공연으로 장애여성공감의 장애여성극단 <춤추는허리>는 수수님과 콜라보를 준비했습니다. 수수님은 장애여성공감의 합창반 강사로 활동하시며 지속적으로 만나온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장애여성공감의 발달장애여성합창단 <일곱빛깔무지개>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소모임인 게이코러스 G-voice와 콜라보 공연을 하였습니다. G-voice는 소수자운동을 문화운동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꽤 오랫동안 교류하고 서로를 지지하였습니다. 20주년을 맞이하여 조금 더 서로에게 다가가는 도전을 해보기로 하였고, 공연을 위해 1달 전부터 노래와 몸짓을 찾아가고 익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놀라움과 이해, 머쓱함과 친절함, 웃음과 눈물이 떠나지 않던 시간으로 기억합니다. 앞으로 두 콜라보가 어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할지 기대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지지하고 한편으로는 비난하셨던 일을 설명해야겠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은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지현님을 축하공연으로 섭외했다가, 취소하였습니다. 지현님의 경우 최근에는 교류가 좀 뜸했지만 공감 초기에 장애여성공감 행사나 연대 행사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하고 지지의 마음을 나누었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현님이 1월 26일 <근본없는 페미니즘> 북 콘서트에서 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1월 28일 지현님에게 연락을 취해서 그 공연을 하시게 된 과정에 대해서 듣고 지현님의 의도와 고민에 대해서 이해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섭외 취소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현님은 행사 전날 2월 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 본인의 입장을 자세히 밝습니다. 그 내용은 연락을 나누는 과정에서 대부분 들었던 취지였습니다.

지현님이 워마드의 소수자 혐오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밝히셨고 이는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혐오로 발화하는 비명밖에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다정하고 포근한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지현님의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지현님은 설 곳을 물으셨지만 혐오 발화를 하는 이들 곁에 서서 더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고 그들의 활동을 기록하도록 돕는 자리에 서겠다고 결심을 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러한 결심을 했다고 해서 지현님의 과거를 부정하거나 혐오자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지현님을 공감의 20주년에 축하공연으로 초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것은 서로를 입장을 가지고 실천하는 주체로 인정하기에 그러합니다. 우리는 지금 다른 곳에 서있고, 그 점을 명확히 하고 각자 활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는 20주년을 맞아 완성된 것이 아니라 현실의 과제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지지와 우려를 보내주신 마음들을 잘 간직하고 정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치열하게 우리는 무엇과 투쟁하고 누구와 어떻게 연대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하며 성찰하는 운동을 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2월 8일

장애여성공감 드림

 

<20주년 행사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경기북서부해바라기센터,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경북청소년성문화센터, 경원사회복지회부설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고양YWCA가족사랑상담소,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구로조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국회의원 진선미, 극단 어울림,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동당, 노들장애인야학,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란들판, 녹색당, 담양해림복지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도서출판 오월의봄, 동대전장애인성폭력상담소, 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 드림청소년성문화센터, 목포여성상담센터, 목포유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조모임 그녀들의 이야기방, 민족민주전국유가족협의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부천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부평청소년성문화센터, 라이프라인 장애인자립진흥회,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서울 강서경찰서, 서울농아청년회,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 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인권영화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해바라기센터 , 성과재생산포럼,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숙명여대 이루다안, 앨리스고홈,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여성주의저널 일다, 오내친구장애인성폭력상담소, 용인성폭력상담소, 울산동구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이주인방송WMTV, 인구보건복지협회이천지부 성폭력상담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재단사람, 작은자장애인야간학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권법센터, 장애인문화예술위원회 이음센터,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장애인민중연대 현장활동단, 장애인인권센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정태수열사모사업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탁틴내일, 페악질, 한국감정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부설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후마니타스 출판사, 희망연대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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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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