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연재 “독일 장애인 여/성을 둘러싼 환경에 다가가다”

독일에 도착해서 함부르크에 하루 묵은 뒤,
2010년 6월 14일 카셀로 이동해서 바이버네츠(Weibernetz.e.V))라는 단체를 만났습니다.
이 단체는 '장애여성과 장애를 가진 레즈비언을 위한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현재 IL 센터의 한 그룹으로 속해있다고 합니다. '레즈비언'을 단체 이름에 특별히
명시한 이유는 장애와 성적 지향으로 인해 이중의 억압을 받고 있는 장애레즈비언의
권리를 위해 '레즈비언'을 단체명으로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단체는 2006년 장애인협약이 비준된 유엔 총회에 독일의 대표단으로 갔었는데
거기서 한국의 대표단을 만난적이 있어서 더욱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장애여성의 시각에서 장애인 성서비스에 대한 토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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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바이버네츠에서는 장애여성이 접근가능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재생산권과 성폭력에 관한 장애여성의 권리를 얻기 위해서 정부에 대한 로비활동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으로 장애여성 당사자 단체를 만나서 우리의 활동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고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에서 만든 장애여성을 위한 성교육 교재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지적장애여성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대부분 그림으로 구성했다는 점에 두 단체 모두
깊이 공감했습니다.

바이버네츠에서 일하는 브리짓(Brigitte)과 마티나(Martina)는 장애인의 성서비스에 대해서
현재 독일에서 하고 있는 서비스는 극히 일부의 그룹이 일부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었고, 네덜란드는 이와 대조적으로 많은 기관과 장애인이 관련되어있으며 정부기관과도 연결되어 있고,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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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성판매와 성구매가 모두 합법적인 나라인데,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성서비스가 성매매와 어떻게 구분될 수 있는지 모호하며
지금 행해지고 있는 성서비스가 여성주의적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성서비스를 통해서 스킨쉽을 경험하고, 그것을 통해서 더욱 자신의 몸을 아는 기회가 되고 그것이 자존감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여타의 권리 확보투쟁을 위한 좋은 동력이
될 수 있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앞으로 장애여성의 욕구와 시각에 대해서 더 들어보고 토론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바이버네츠와 함께 토론했던 시간들은 우리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고
함께 공감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깊은 연대감을 느꼈습니다.
율젠으로 떠나는 기차시간이 늦어져서 예정보다 오래 만날 수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브리짓과 마티나도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고 벌써 그들의 홈페이지에는 우리와의 만남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www.weibernetz.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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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버네츠를 만나고 카셀에서 율젠역으로 오니 ISBB의 리프트가 장착된 승합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독일 북부의 시골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래벨 지역의 호스텔로 이동해서 짐을 풀었습니다. 이제 여기에서 일주일간 머물면서 함부르크에 있는 단체를 방문하고,
독일 장애인 성서비스 기관인 ISBB의 워크숍 참가자들과 미팅, 인터뷰를 진행하게 됩니다.

휴식과 성적 에너지를 발견하게 하는 탄트라 마사지

2010년 6월 15일 ISBB의 소개로 두 기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첫번째는 '탄트라 마사지' 업소인데, 일반 고객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방문하는 업소이고, ISBB와 교감이 있어서 어떤 장애인이 가진 성적 문제에 대해 상담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탄트라 마사지를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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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트라 마사지는 힌두이즘에서 유래된 것인데 영성에 기반해 몸의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고 특히 여성 몸에 대한 숭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오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마사지를 하는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서 자신의 몸을 일깨우고 성적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일상적인 이동에서부터 스트레스와 긴장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도 마사지를 받는 동안은 모든 것에서 떠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업소에서는 성교를 하지 않지만 마사지를 통해서 성적 오르가즘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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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소를 이용하는 고객의 비율은 대부분이 비장애 남성이며, 15%가 여성, 2%가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매뉴얼은 없지만 방문 전에 전화로 충분히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소통하고자 노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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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를 하는 여성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고객이나 남성고객이나 대부분 여성에게 마사지를 받게 되는데 남성들은 동성애자를 제외하고는 남성에게 마사지 받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주로 여성에게 마사지를 받는 여성 고객의 경험은 어떠한지 설명을 듣지 못했는데, 이에 대한 장애여성의 생각과 더불어 탄트라 마사지를 경험하는 장애인의 경험에 대해 깊이 있게 들을 시간을 가져야 겠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독일의 장애인 섹슈얼리티에 대한 터부를 깨기 위한 복지사의 노력

이날 오후에는 아이겐빌릭이라는 상담기관과 협력을 통해 장애인과 섹슈얼리티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담당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현재 아이겐빌릭이 위치한 공간 옆에 자리잡고 있는 장애인 그룹홈(Wichern-Haus)에 종사하는 복지사를 중심으로 장애인 섹슈얼리티 관련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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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독일사회에서도 장애인의 성은 터부시 되는 주제였는데 현장에서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복지사들이 주축이 되어 어떻게 이 문제를 장애인과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적장애인의 욕구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소통하고 사회통합적인 방법으로 변화시켜낼 것인가를 위해 복지사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젊은 장애남성의 대부분의 고민인 "어떻게 섹스를 할 수 있을것인가"와 관련해 ISBB와 교류하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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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주로 함부르크에 있는 ISBB의 협력기관들을 방문하였습니다. 내일(6월16일)부터는 좀더 ISBB가 하고 있는 일과 목표, 직접 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기대해주세요!

 

 
<6/15 탄트라 마사지, 아이겐 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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