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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술이 생각나는 그녀들의 무대

 

서지원(극단 춤추는 허리 연출)

 

장애여성공감 춤추는 허리는 올해 역시 어떤 내용들로 관객들을 만나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편하고 진솔하게 전달 시켜드릴까란 고민들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다양하게 만남을 가질 수 있게 공연을 1년에 두 번 상하반기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고, 우리 배우들은 모두 찬성하였다. “안 그래도 작년에 사람들이 많이 못 봐서 아쉬웠다.” 라는 피드백과 함께 우리의 연습도 출발선 앞에 놓여졌다.


 

 

또 하나의 도전과 좌절.

우리는 또 하나의 도전을 준비하였다. 춤추는 허리에서 언어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여성들이 실무와 공연을 진행해보자는 이야기로부터였다. 기획팀이 꾸려졌고 세 명의 장애배우들과 진희활동가가 실무와 운영을 기획하게 되었고 계획을 세울 때나 의견 조율하는 과정에서 좌절이 생기기도 하였다. 인생에서 혹은 사회적으로 장애인 당사자는 챙김을 받는것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먼저 챙기고 살피고 다가가는 것 또한 우리에게 훈련이 필요하였고 공적인 언어선택을 하는 것도 서로의 노력을 필요로 하였다. 언어장애 특성상 못 알아들었을까봐 같은 얘기를 강한 어투로 말을 하거나 반복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계속 얘기하기도 한다. 이럴 땐 서로 힘들어지기도 하고 무슨 얘기를 전달 하려는건지 모를 때가 생겨나기도 했었다. 이것도 소통해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우린 함께 소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려고 이야기를 나눈다. 왜냐하면 장애여성이 힘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이다.

 

썩은 복지 때문일까

우리들의 연습이 시작될 때쯤 시련과 혼란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복지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선택들인원변화를 겪어야만 했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살겠노라는 다짐이 지켜지기 어려운 모습을 보일 때 동료로서 지지하자했던 것들이 한순간 사라지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하였고 이 상황을 어떻게 잘 정리를 해야할까란 고민도 하게 되었다. 함께 하는 우리 배우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실무자와 이런 인원변화에 대해 공유를 하였고 설명하는 과정도 있었다. 우린 비록 인원 변화로 인해 심리적인 불안정감도 있었지만 우리들의 맘을 추스르면서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게 되었다.

 

설레임 반, 두려움 반

장애여성공감의 시도이자 춤추는 허리의 시도이며 나의 도전이기도 했던 배우, 연출을 제안 받고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나의 역량이 과연 될까? 배우들이 힘들게 되면 어떡하나생각들이 내 뇌에서 뒤죽박죽 춤을 추는 듯 하였다. 이럴 때 공감 활동가들은 날 지지해주었고 배우들도 하자고! 해보자고! 힘을 더해 주셔서 우리의 새로운 도전 개시!

춤추는 허리는 현장 그 자체다. 공연 준비 도중 인원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캐스팅을 재점검해야 했다. 그러나 인원이 많이 없기 때문에 한 명의 배우가 다수의 역할을 맡게 되었고 3나는 예술가입니까도 고민을 하였다. 배우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역할이 많아서 힘들지 않을까?’ 란 의견과 해보고 싶다의견들이었다. 우리들은 조금씩 의견을 모아가면서 캐스팅이 되는 과정을 거치고 역할을 맡는 과정에서도 춤허리의 현장답게 불꽃이 튀면서 의견을 나누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역할을 나누고 캐스팅 되면서 우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하게 되었다.

 

쓰디 쓴 소주 한 잔 마시며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면서 우리들의 역동도 본격화되었다. 기본적으로 이제는 춤추는 허리는 서로를 챙기고 살피는 동료애가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한 역동들은 춤추는 허리뿐 아니라 어느 곳이든 사람이 있는 곳이면 있는 듯하다. 춤추는 허리는 현장이기 때문에 역동과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의견 조율을 할 때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고 거친 어투가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여름 날씨에 연습하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점점 경직이 심해지는 배우들도 있었고 반복된 연습으로 흥미를 못 느끼시는 배우들도 있었다. 배우와 연출을 함께 했기에 배우들의 동선이나 액션을 그 때 그 때 얘기를 못할 때가 많았고 그럴 때면 헷갈린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란 피드백을 배우들이 주곤 했다. 전략적으로 연습을 진행해야 하는데 전략을 세우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같은데서 계속 대사를 잊으시는 배우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그러고 나면 어김없이 자책이 들기도 한다. 의도한대로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난감할 때도 있었다. 거북이라디오3 연습을 하면서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공연도 함께 해야했기 때문에 우리 배우들의 집중력은 2~3배가 필요하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실 때도 있었고 대사가 맞지 않을 경우가 이어질수록 맞게 대사를 하고 있다대사가 맞지 않다.’ 의견충돌이 있을 때도 있었고 동선과 등퇴장이나 몸짓을 할 때 뭔가 잘 나오지 않을 때면 빨리 하자 배우들 힘들다.’ 란 피드백을 들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도 한적 있다. ‘나도 힘든데…’ 그럴 때면 소주 한잔을 하면서 다시 힘을 내서 연습을 하곤 했다. 조연출님은 뭐가 필요한 타이밍에 맞춰 피드백을 해주셨고 실무자는 처음 해보는 실무를 묵묵히 배워가면서 해주셨고 배우들은 나의 피드백에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셨다. 그렇게 공연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변수의 일격

공연 당일 예상대로 변수가 너무 많았었다. 이번에 극장에 들어갈 때 왠지 걱정이 앞섰고 불안한 맘이 있었다. 배우들 덜 힘들도록 전환수(무대장면을 전환하는 스텝)도 미리 섭외해서 일주일 전부터 연습하고 외부스텝과도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했었는데 막상 극장에 들어가 보니 변수가 많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나의 역량부족을 스스로 탓했고 더욱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 머리를 꽉~ 채워서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도 못하고 동료와 배우들을 보지를 못했었다. 우리와 함께 하는 진희활동가와 함께 무대설치와 우리들의 방법으로 공연장을 준비하는 동안 중요한 조명이 설치가 늦어지면서 첫 공연 날 리허설을 한 번밖에 해보지 못했고 약속된 전환도 안 되었다. 결국 우리의 첫 공연은 불안의 연속이었다. 관객이 무대에 있는 배우의 이름을 부를 때당황했던 배우, 마지막 날 공연 때에는 공연도중 대사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이 힘들어져 모두를 초긴장시키는 사건까지 최고의 변수들이 가득했던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배운 건 춤추는 허리 공연은 배우들만의 공연이 아니다 라는 거였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번에는 최고였다. 주위에서 각자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이 많고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참여하느냐도 중요한 관건인 것 같기도 하다. 공감 활동가들이나 장애여성공감 강사단도 분장부터 사소한 일들까지 지지와 응원 등 많은 일을 하셨고 자원활동가들도 마치 자신들의 일처럼 함께 해주었다. 사건, 사고가 많은 공연이었지만 얻은 것도 많은 공연이다. 정말 동료를 살피고 지지와 힘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이번에 절실히 배운 것이다.

 

오늘도 내일도 무대에 오른다.

우리는 이제 하반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때는 지금보다 안정적인 공연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싶다. 여전히 몸이 경직되고 아플 것이다. 그치만 적어도 대사를 잊지 않은 무대를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저게 무슨 목표야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들한테는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고 배우간의 역동이기도 할 것이다.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고 연습해도 안 될 때면 자신도 미치겠다고얘기하시는 배우도 있고 대사를 백만 번 적으면서 외우는 배우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소박하지만 안정화되는 공연을 준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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