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애여성공감 조미경입니다.
먼저 한 분 한 분 모두가 평등하고, 안전하게,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장애여성공감이 15년 만에 이사를 앞두고 웹소식지 공간이동 특집호를 준비했습니다.
제가 처음 본 장애여성공감의 공간은 바로 고덕동에 있는 반지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장애여성공감 언니들이 독립한 아주 작은 공간에서 수시로 비/장애여성들이 오고가며 반갑게 또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고 궁금했습니다. 제한되고 갇혀진 공간과 관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독립’을 간절히 원했지만, 장애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와 통제, 억압하는 이 사회에서 숨이 막혀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인가요?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장애여성들이 원하는 숨을 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장애여성공감의 공간에 흡수되어 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장애여성은 세상에 없는 존재’로 취급하고 배제하는 정상성중심의 사회에 하나 하나 예민하게 따지고 불화하면서, 소수자들과 함께 ‘차별없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장애여성공감의 장애여성운동이 너무도 필요했고 소중했습니다. 그래서 회원 활동을 하다가 고덕역 부근 사무실로 이사한 곳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사무실이 마련된 공간에서 장애여성공감다운 장애여성운동을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 밤새 토론을 하였고, “난 장애여성이다! 나, 여기 있다!!!” 다양한 활동들을 신나게 도전하였습니다. 실패도 하였지만, 그만큼 도전해야 할 것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회원님들과 함께 해야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천호동 사무실을 마련하기까지 여러 사연들이 있었지만 꿋꿋하게 필요한 공간을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더 많은 회원님들과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여성공감이 지향하는 운동을 교차하며 이 사회에 불화할 연대 동료들이 누구인지 더 단단하게 관계들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장애여성운동과 연결되어 활동할 곳이 많아졌습니다. 이는 그만큼 장애여성들과 함께 만나서 활동을 할 공간의 토대가 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비가 새더니,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 되어갔습니다. 장애여성들이 활동하기 쉽지 않기에 15년을 버티며 쌓아놓은 공간을 이제 떠나려 합니다.
저에게 공감이 이사한 독립의 공간마다 감회가 떠오르는 것은 회원님들과 함께 달라진 몸과 장애의 변화 그리고 운동입니다.
첫 번째 독립, 공간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울며 공감다운 운동을 배웠습니다.
두 번째 독립, 공간에서 발달장애여성 회원들과 공감다운 운동이 무엇인지 알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독립, 더욱 다양한 회원들과 공감답게 차분하게 운동을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예전과 달리 말하고, 듣고, 쓰고, 읽고,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고립되고 외로운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공감이기에 그 결을 나누며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더욱 새로운 세 번째 독립 공간에서 다양한 동료들과 서로 삶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정상성중심의 사회에서 구불구불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가기 쉽지 않지만, 자유롭게 휘어진 장애여성들 그리고 불구불구 연대할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독립 공간에서 힘차게 이 시대와 불화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애여성공감의 세 번째 독립, 공간에서 우리 반갑게 만나요~!!!!!
– 조미경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