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시끄러움과 산만함, 그 속의 진중함.

 
활동가대회 리뷰: 시끄러움과 산만함, 그 속의 진중함.
  
배단비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활동가
나는 201241일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장애여성공감의 활동가로 입사했다. 거짓말 같은 입사처럼 이제 갓 3개월이 넘어갔지만 하루를 한 달같이, 그리고 한 달을 일 년같이….그렇게 거짓말 같은 업무들과의 사투 속에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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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장판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른 활동가들의 반 강제적인(?) 추천으로 전국장애인운동활동가 대회에 참석을 했다. 25살 이라는 짧고도 긴 나의 인생에서 전국에서 모인 그렇게 수많은 장애인들을 처음 보았고 또 그렇게 다양한 장애를 또 처음 보았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나는 사회복지를 전공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라는 말이 부끄럽다고 느끼며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활동을 하면 할수록 사회복지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업무에 있어서 사회복지를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된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주위의 답변에 내 스스로가 부끄럽고 오글거려서 미쳐버릴 것 같다. 이렇게 사회복지전공이라는 말을 부끄러워하는 내가 사회복지를 전공 하게 된 나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렇다. 초등학교 때 경증의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던 같은 반의 친구가 있었는데 장애를 이유로 그 아이가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똑바로 걷지 못한다고 선생님께 혼이 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하며 지켜만 보았던 나의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나를 굉장히 예뻐하던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였던 것인지, 괴롭힘을 가하던 친구들이 내 짝궁의 친구들이 여서 그랬던 것인지 알 수 는 없지만 아직도 나 스스로 에게 늘 질문을 한다. 나는 왜 그 아이를 대변하여 그러지 말라는 단 한마디의 말도 내뱉지 못했던 것일까.
 
한사람의 목소리도 대변하지 못 했던 과거가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처로 남아있다. 그 상처를 치유 받고 싶었기에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또 다시 그런 후회는 하고 싶지 않기에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그러한 나에게 활동가 대회는 큰 의미로 다가 올 수 밖에 없었다. 장판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끄러움과 산만스러움 그리고 그 속의 진중함. 그 속에는 많은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이 다양한 위치에서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공존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사회적인 위치나 지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장애를 가졌기 때문에, 혹은 ~~때문에 라는 이유는 없었다.
 
그저 사람 냄새나는 시끄럽고 활기찬 곳이었다. 어쩌면 13년 전의 내가 바라던 것들은 이러한 것들이 아니었을까?
이동권, 교육권 등의 확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등등의 수많은 이슈들. 너무나도 당연한 사회적 권리들에 관하여 장애인이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은 배제하는 더러운 세상…….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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