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회원월례회- 일본 장애학자와의 만남

일본의 장애학자 다테이와 신야 교수 특강 리뷰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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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일요일, 장애여성공감 교육장에는 스무 명 가까이 되는 공감의 회원들과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7월 월례회의로 마련된 일본의 장애학자 다테이와 신야 교수의 특강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다테이와 교수는 강의를 통해 일본의 장애인 자립생활운동과 여성운동에 장애여성들이 어떻게 개입해왔는지를 브리핑해주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1970년대에 태동한 일본의 장애인운동 역시 남성 활동가들 중심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초창기 자립생활운동에 활약했던 장애여성들이 여럿 있었고 그들 중 잘 알려진 몇 명의 장애여성활동가들은 지금도 영향력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자립생활센터의 주축이 되어온 동료상담은 장애여성들이 소개해온 여성운동의 활동방식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또 7,80년대에 일본의 여성운동계에서는 우생보호법과 관련된 논쟁이 불붙었는데, 이 우생보호법이라는 것은 ‘원래는 불법인 인공임신중절(낙태)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사유’를 조항으로 정해놓았던 법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조항들에는 장애에 대한 것도 있어, 결국 ‘장애가 있거나 불량한’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이 못 태어나게 하는 수술은 허용하는 법률이었다는군요! 당시 우생보호법의 중절수술 허용사유 중 ‘사회경제적 사유’를 삭제하여 임신중절을 사실상 금지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여성운동은 이에 맞서 여성의 출산과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선택권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한 선택권의 강조가 장애여성/장애아의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장애차별적 법 자체에 대한 반대와 만나게 되었던 것이죠. 당시의 여성운동판 안에는 비장애여성뿐 아니라 장애여성들도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가열차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하구요, 결국 여성들의 연대로 우생보호법이 폐지되며 ‘임신-출산과 관련된 재생산의 권리가 여성들에게 있는 것은 당연하나 ‘장애’를 이유로 한 인공임신중절은 안 된다‘라는 것이 인정되었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는 시간관계상 간략히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더 찾아보니 우생보호법이 폐지되면서 새로 제정된 모체보건법에는 사회경제적 사유 조항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장애나 질병을 가진 경우에 대한 불임수술이나 중절수술 허용을 규정하는 조항은 없다더라구요.

한국에서도 최근 인공임신중절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목소리가 드높아지고 있죠. 그 과정에서도 역시 장애차별주의와 장애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한 논의, 그리고 다르지만 서로 관련된 활동단위들의 연대가 더욱 긴밀해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시간관계상 한 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동안 강의를 진행하고 이후 질의응답을 주고받았어요. 공식 강의를 모두 마치고 다과 시간, 공감에서 매우매우 정성스레 준비한! 맛난 먹거리와 와인을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테이와 교수는 장애여성공감의 다양한 활동, 특히 극단 춤추는 허리의 연극 관련 활동이 활발한 것에 놀랐다고 하시더라구요. 또한 어째서 ‘여성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여성’이라 이름했는지, 공감의 조직체계는 어떠한지 등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일본의 장애/여성 운동과 장애여성공감이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향후 일본의 장애/여성 운동과의 직접적인 네트워킹도 이루어져 나가면 더욱 좋을 것 같죠?! 전날의 숙취에도 불구하고-_-ㅋ출국 당일 강의를 위해 들러주신 다테이와 교수에게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서로 열심히 활동하며 연대의 마음을 나눌 것을 기대해 봅니다. 

공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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